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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on Sam - Tuesday, 11 February 2020, 5:21 PM
Anyone in the world

대마초.


얼마전까지만 해도 일반 대중의 삶과는 왠지 거리가 있고 뉴스에서나 듣게 되는 그런 마약류, 호기심에 구하고 싶어도 일반인은 절대 구할 수 없을 것 같은, 그래서 우리 가족과는 상관 없을 것만 같은 그것. 대마초. 

아마도 이민온지 얼마 안되는 대부분의 기성세대들의 대마초에 대한 생각일 것입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밴쿠버는 북미에서 가장 대마초가 대중화된 도시중에 하나로 손꼽힐 뿐만 아니라, 이미 세컨더리 스쿨의 많은 학생들에게는 그리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는 담배나 비슷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대마초를 피우는 학생에 대한 인식도 필자가 학창시절에 반에 한두명 있는 담배피는 학생정도일 뿐, 그 이상도 아닌 당연히 반에 한두명 있는 그런 아이들 정도라는 것을 처음 들었을 때, 정말 믿기 힘들었고, 받아들일 수 없었지만, 그것이 진짜 현실이라는 것을 직시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대마초가 일반인들에게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고 청소년들의 삶에 두려움없이 깊숙히 파고 들수 있었던 이유 중에 하나는 최근 담배와 대마초를 비교하면서 담배는 중독성이 있지만, 대마초는 중독성이 없다, 그래서 사실은 대마초가 담배보다 더 나은 것임에도 초기에 담배시장을 장악했던 미국의 거대 담배회사들의 로비활동에 의해서 담배 외에 환각류들이 마약류로 분류되어 불법화되었기 때문이다 등의 이야기들이 퍼져나가면서부터라 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대마초를 합법화시키려는 사람들의 주장 중에 하나인 담배를 피어서 질병에 걸려 죽은 사람은 있지만, 대마초를 피어서 질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는 동영상 등까지 인터넷에 돌면서 대마초 합법화를 옹호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인체내에 원래부터 대마초의 주성분과 유사한 작용을 하는 카나비노이드 수용체 (cannabinoid receptor)가 있다는 사실이 발견되면서 더더욱이 대마초의 성분은 우리 몸안에 원래 있는 인체 친화적인 성분이다라는 말도 안되는 논리가 생겨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사실 이러한 대마초에 대한 옹호 주장들은 인정하기 싫지만 대부분 맞는 내용들입니다. 담배보다 중독성이 없는 것도 사실이고, 오래전 합법화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며, 또한 인체내에 그와 비슷한 수용체가 이미 존재하고 있다는 것도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들은 사실의 한쪽부분만을 강조함으로써 대중들이 다른 많은 문제점들이 없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전형적인 궤변에 해당합니다. 

인간의 뇌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대마초의 성분과 비슷한 수용체인 카나비노이드 수용체는 인간이 행복감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작용을 하기도 하고, 창의적인 사고 체계를 세우는 데도 많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호르몬이나 신경관련 물질이 필요 이상으로 많을 경우 문제를 낳듯이 이 수용체도 그 작용이 너무 자주 일어나고 필요이상으로 그 자극이 강해 질 경우 환각, 망상장애 등의 경험을 하게 되며 심한 경우 정신 질환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즉, 의학적으로 진통제 등으로 효율적으로 유익하게 사용할 수도 있기야 하겠지만, 지나칠 경우 정신질환을 야기할 수 있는 충분한 소지가 있기 때문에 대마초에 대한 인식을 안이하게 갖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대마초는 중독성이 없기에 담배보다 더 낫다는 주장은 그들이 대마초의 중독성에만 초점을 둘 뿐, 그 환각성에 대한 무서움을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대마초란 인도의 대마(cannabis)에 함유된 성분을 추출한 것으로, 약 3000년 전 중국의 전설의 제왕인 신농의 이야기에도 대마가 나올 정도로 대마초, 즉 마리화나는 인류 역사에 가장 오래된 환각제 중 하나입니다. 대마에 있는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etrahydrocannabinol, THC)이라는 성분은 환각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를 적은 량 섭취하게 되면 심박동이 증가하며, 혈압상승, 결막충혈 등의 증상이 일어나고, 대량 섭취하는 경우 중추신경계의 마비 증상으로 몽롱한 상태를 유지하며 선명한 환각을 동반하는 쾌감을 느끼게 됩니다. 여러 대마초 지지자들이 간과하고 있는 중대한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위에서도 말씀 드렸듯이 대마초는 중독성이 없고 표면적으로는 인체 친화적인 물질을 가지고 있다고는 하나 대마초가 가지고 있는 그 위험하지 않을 것 같은 환각 물질이 만들어내는 허상에 의한 쾌감은 횟수를 거듭할 수록 그 전과 같은 양의 대마초 흡연만으로는 같은 쾌감을 느낄 수 없기에 더욱 더 많은, 더욱더 강한 환각성분을 원하게 된다는 것, 그리고 환각에서 깨어났을 때 허상에 대한 허무감을 채우기 위해 다시 악순환이 반복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많은 경우 종래에는 이제 대마초 가지고는 해결 되지 않는 쾌락에 대한 욕구로 더 강하고 이제는 중독성이 있는 코카인 또는 필로폰과 같은 마약류까지 접하게 될 소지가 매우 농후하다는 것입니다. 

대마초가 담배보다 무해하니 담배와 같이 합법화해야 한다는 주장의 억지스러움은 사실 담배가 대마초보다도 더 유해한 물질이니 담배를 대마초와 같이 불법화해야한다는 주장만큼이나 억지스럽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인체와 사회에 미치는 악영양에 대해서만 생각한다면 후자의 주장에 손을 들어주는 것이 옳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많은 흡연가분들께서 반대하시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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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on Sam - Tuesday, 11 February 2020, 5:21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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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은 현대 물리학의 근간으로 고전물리학의 한계와 모순을 극복한 물리학 이론입니다. 하지만 그 위대한 이론의 초석과 발전은 아이러니하게도 치열하게 대립했던 두 학파의 공동 작품이었습니다. 

고전역학(classical mechanics)와 전자기학(electromagnetism)을 중심축으로 오랜 기간동안 완성되어온 물리학계는 1800년대말까지 자연에 대한 수수께끼가 거의 다 풀려간다고 여겼었습니다. 이 시기의 물리학을 근대 물리학이라고 하는데 뉴튼으로 시작되어 1900년대 초 아인슈타인 시대 이전까지의 물리학을 말합니다. 근대 물리학은 데 카르트(De Carte,1596-1650)의 유물론과 비슷한 맥락으로서 우연이란 있을 수 없으며, 동일한 초기 조건이 성립되면 그에 대한 결과는 언제나 일정하다는 결정론과 그 이치를 같이 해왔습니다. 또한 세상의 모든 것들은 물질(matter)와 파동(wave)이라는 두가지의 물리적 형태중 한가지에 속하게 되며, 그에 따라 독특한 물리적 특성을 갖게 된다고 해석했습니다. 그러나 1900년대 초 ‘빛’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면서 근대 물리학은 엄청난 벽에 부딪치게 됩니다.

고전 물리학에서 파동에 대한 많은 성질들은 연구한 호이겐스(Christiaan Huygens, 1629-1695)에 의해 빛은 파동이라고 분류되었고, 그에 대한 많은 연구들이 이미 많이 이루어졌는데, 20세기 초,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1879-1966)의 광전효과(photoelectric effect)를 통해서 빛이 입자의 성격을 갖는다는게 알려지게 됩니다.  즉, 빛이 물질의 성질과 파동의 성질을 함께 갖는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세상의 모든 것을 물질 아니면 파동으로 엄격히 구분하고 있는 근대 물리학의 근간이 흔들리게 된 것입니다. 

이 때부터 물리학계는 크게 두 학풍으로 나뉘어 지게 됩니다. 한쪽은 아인슈타인을 필두로 드브로이(L. de Broglie, 1892-1987)와 슈뢰딩거(Erwin Schrodinger,1887-1961)와 같은 학자들로 고전역학의 결정론적인 근간은 바뀌지 않고, 물질과 파동의 이중성이 생기는 것이라는 주장을 앞세웠고, 다른 한쪽은 보어(Niels Bohr, 1885-1962)를 중심으로 파울리(Wolfgang Pauli,1900-1958), 하이젠베르크(Werner Karl Heinsenberg,1901-1976)와 같은 학자들로 실제 세상은 완벽한 답이 있는 결정론이 아니라 확률에 의해 해석되는 이른바 양자역학이 고전역학보다 완벽하고 옳은 해석이라는 주장을 내세우는 쪽이었습니다. 

보어쪽에서 주장하는 양자역학이란 세상을 이루고 있는 모든 것들은 하나의 정확한 값을 갖는 것이 아니라 확률에 의해서 표현될 수 밖에 없다라는 것인데, 예를 들면 원자의 모형은 정확한 모델이 있는 모양이 있어 전자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확률적으로 전자가 위치할 확률이 높은 지역을 대략적으로 나타내는 것 이상으로 정확하게는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들 두 학파는 1927년 8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솔베이 회의에서 서로 맞붙게 되는데, 이 회의에서 아인슈타인은 위치와 운동량은 동시에 정확히 측정할 수 없다는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에 대해 강력히 반대 하였습니다. 그는 “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 (God does not play dice.)”라는 유명한 말로 확률에 의해서만 자연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는 양자역학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는데, 이에 대해 보어는 “아인슈타인, 신에게 명령하지 말게나. (Einstein, stop telling God what to do.)”라는 말로 응수했다는 일화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솔베이 회의에서의 한 판 승부는 아인슈타인의 패배로 끝나게 되고, 보어쪽의 양자역학은 이 회의를 통해서 탄탄한 근간을 마련하게 되고, 이후 현대물리학의 중심축으로서 오랜 새월 물리학을 이끌었던 고전역학의 자리를 이어받게 됩니다. 당시 솔베이 회의는 물리학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회의로 손꼽혔는데, 1927년에 열렸던 5회 솔베이 회의의 참석자 29명중 17명이 노벨상을 받은 것을 보면 그 위상이 얼마나 대단했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은, 매우 아이러니하다고 느끼실 수도 있지만, 양자역학을 반대했던 아인슈타인과 슈뢰딩거의 업적이 후에 양자역학의 발전하는 데 있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아인슈타인의 광전효과의 설명과 에너지 질량등가법칙은 고전역학을 마감하고 양자역학의 시대를 여는 초석역할을 담당했고, 또 거의 모든 양자역학 교과서의 첫장에 거론되며 양자역학의 핵심을 이루는 것이 슈뢰딩거의 파동방정식이라는 것입니다. 

솔베이 회의에서 그렇게 첨예하게 대립했던 두 학파가 종래에는 현대 물리학의 주류라 할 수 있는 양자역학을 더 발전 시켜 나감에 있어 누가 더, 혹은 덜 했다 할 것도 없이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던 것입니다. 

과학자는 위대한 결과를 낳기 위해 자신의 생각과 실험 결과를 토대로 올바르다고 믿는 것을 주장하고, 그것을 일반화시키기 위해 논쟁하고, 연구하지만, 그것이 절대적으로 깨지지 않는 진리는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는 겸손함을 지니고 있어야 합니다. 언제나 자신의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겸허히 그 사실을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하며, 올바른 다른 사람의 주장을 바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하늘이 내린 천재라고 생각하는 아인슈타인도 양자역학에 대해서는 잘못된 선택을 했듯이 그 어떤 위대한 과학자의 주장이라도, 단지 그 사람이 얼마나 유명한 사람인가와 아무 상관없이, 그 주장에 오류가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 항상 냉철하게 판단할 줄 알아야 합니다. 또한 자신의 생각과 반대된 주장을 하는 과학자의 업적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가치있고, 올바른 것이라면 주저없이 받아들이고 존중해야 한는 것이 과학을 하는 자의 올바른 태도일 것입니다. 양자역학에 반대했던 아인슈타인과 슈뢰딩거의 업적이 양자역학에 있어 없어서는 안될 초석이 되었듯이 말입니다.

과학자로서 각자의 주장을 가지고 논쟁을 한다는 것은 궁극의 진리에 대한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그 어느 것도 완벽할 수 없고, 그저 상대적으로 좀 더 논리적이고, 좀 더 현상을 가깝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을 쉼없이 발견하고 쫓음으로써 숨어있는 자연 법칙을 좀 더 가깝게 이해하기 위한 노력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사실 이러한 겸손한 자세, 즉 궁극의 진리는 인간이 관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관측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은 그저 확률적이며, 언제나 그렇지 않을 확률이 함께 공존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자세가 현대 물리학을 시작하여 거시적인 세계뿐만 아니라 미시적인 세계까지도 이해할 수 있게 된 첫걸음이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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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on Sam - Tuesday, 11 February 2020, 5:2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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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뢰딩거의 고양이

지난 칼럼에서 말씀드렸듯이 슈뢰딩거와 아인슈타인은 그들의 업적이 양자역학의 태동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양자역학의 불확정성을 받아들이지 않으려 했으며, 수년간 양자역학의 약점을 찾아 그들의 주장이 잘못됐음을 보이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과학적 탐구는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서 언제나 실험이 동반되어야 하는데, 1900년대 초 양자역학이 태동되던 시기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그래서 당시에는 실험적으로 구현할 수 없는 미시적 세계에 대한 이론들을 정립하기 위해 실제로 실행되는 실험이 아니라, 상상속에서 그려지는 실험을 설명하고, 그에 대해 계산하는 방식의 연구가 유행이었는데, 이러한 실험을 사고실험(thought experiment)라고 합니다. 

1927년 솔베이 회의에서 양자역학을 지지하는 보어 등의 과학자들에게 논리적으로 밀렸던 아인슈타인과 슈뢰딩거는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양자역학의 문제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1935년 아인슈타인은 동료 연구원 포돌스키, 로젠과 함께 E.P.R 논문을 발표하게 되고, 같은 해 슈뢰딩거는 독일에서 발간된 자연과학(Naturwissenschaften)이라는 과학 잡지에 유명한 “슈뢰딩거의 고양이”라는 사고 실험을 담은 글을 실었습니다. 실제 슈뢰딩거가 잡지에 실은 글 중 사고 실험을 설명하는 부분을 그대로 번역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다소 우스꽝스러운 경우를 실험적으로 세팅할 수 있다고 보자. 고양이 한마리가 철로 된 상자안에 다음과 같은 장비들과 함께 갇혀있는데, 물론 고양이는 그 장비들을 건드릴 수 없도록 격리되어 있다. 방사선을 검출할 수 있는 가이거 계수기와 한시간에 붕괴확률이 정확하게 50%에 해당하는 소량의 방사성 물질이 상자 안에 있다. 만약에 방사성 물질이 붕괴한다면 가이거 계수기는 그를 감지하게 되고 연결된 망치를 작동시켜 시안화수소산(청산가리보다 1만배 높은 독성의 독극물)이 들어있는 유리병을 깨트리게 장치되어있다. 시안화수소산은 엄청난 맹독이기 때문에 유리병이 깨진다면 이를 들이마신 고양이는 예외없이 죽게 된다. 이 장치를 한시간동안 둔다면, 방사성 물질의 붕괴확률이 정확히 50%이기 때문에, 상자 안에는 붕괴된 방사선 물질과 죽은 고양이가 있거나 또는 붕괴하지 않은 방사선 물질과 아직 살아있는 고양이가 있을 확률이 정확히 반반이 되는 것이다.”

슈뢰딩거가 이러한 조금은 억지스러운 사고실험을 제안한 이유는 모든 것을 중첩된 확률로 설명한다는 양자역학의 문제점을 드러내기 위해서 입니다. 보어를 중심으로 한 양자역학의 당시 가장 큰 약점은 바로 양자역학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시세계에 대해서는 그럴 듯 하게 설명이 되지만, 도데채 거시적 세계에서는 그 현상을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즉, 양자역학의 설명에 따르면 전자와 같이 작은 입자들의 위치는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으며, 한 위치에 전자가 존재할 확률과 존재하지 않을 확률이 함께 있음으로써 존재와 존재하지 않는 상태가 중첩되어있다고 합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그런데, 우리가 관측을 한다면, 그 관측에 의해서 있고, 없고가 결정된다’라고 해석합니다. 즉, 관측이라는 행위가 결과를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제한된 지면이라 더 설명드리기는 힘들겠지만, 사실 전자와 같은 작은 입자는 이러한 설명이 사실인 것처럼 보여주는 전자의 이중슬릿 실험 등과 같은 실험들이 실제로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은 일상 생활에 해당하는 거시적 세계에서는 도대체 말이 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 쉽습니다. 내가 쳐다본다는 것(관측)이 어떤 물체가 그곳에 있느냐 없느냐를 결정짓는다는 해석은 거시적 세계에서는 전혀 들어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를 아인슈타인은 “내가 쳐다보지 않는다고 달이 저 하늘에 없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라고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바로 이러한 미시적 세계와 거시적 세계의 차이점을 들어 내고자 슈뢰딩거는 방사성 물질의 붕괴현상이라는 미시적 세계와 고양이의 삶과 죽음이라는 거시적 세계를 교묘히 연결시키는 사고실험을 고안했던 것입니다. 

이에 대한 코펜하겐 해석(보어를 중심으로한 양자역학적 해석을 코펜하겐 해석이라 합니다)은 상자를 열어 확인하기 전까지는 상자안에는 붕괴된 방사성물질과 죽은 고양이가 있는 상태와 붕괴되지 않은 물질과 살아있는 고양이가 있는 상태가 함께 중첩되어 있다가 상자를 열어 확인하는 순간 두 상태 중 하나가 선택되어 우리에게 보여지기 때문에 하나의 상태만을 우리는 확인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분은 이러한 코펜하겐 해석에 동의하시나요? 말도 안되는 웃기는 이야기라고 생각되시지요? 맞습니다. 상식적으로도 단지 내가 열어보지 않는다고 해서 상자안에 죽은 고양이와 살아있는 고양이가 함께 존재한다는 이야기는 말도 안되는 억지입니다. 그것이 바로 슈뢰딩거가 노린 것이고, 이에 코펜하겐 해석을 갖고 있는 보어 측의 과학자들은 혼란에 빠지기 시작합니다. 그럼 코펜하겐 해석은 틀린 것일까요? 흥미롭게도 지금까지도 코펜하겐 해석에 기반한 양자역학은 이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자연법칙을 설명함에 있어서 결정론적인 고전역학보다 한 발 더 가깝게 다가간, 더 진보된 물리학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그럼 도데채 보어가 놓치고 있었던 게 무엇이었을까요? 상식적으로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면서, 어떻게 양자 역학이 고전역학보다 더 진보한 물리학이라고 하는 걸까요?

아이러니하게도 슈뢰딩거의 이 반박하기 힘들 것 같았던 사고 실험은 양자역학을 주장하는 보어측 과학자들이 놓치고 있었던 매우 중요한 부분을 깨닫게 해주는 계기가 되는데, 그것이 바로 물리적 행위, 즉 ‘상호작용으로서의 관측’입니다. 관측이라고 하면, 우리는 쉽게 눈으로 보는 것을 생각할 수 있지만, 맛을 보는 것, 만져보는 것 등 관측이라는 행위는 일상적인 삶에서도 매우 다양할 수 있습니다. 과학에서의 관측을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실험계와의 상호작용 (interaction)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어떤 실험계와 상호작용을 한다면 그 상호작용의 결과에 따라 측정과 관측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즉, 상자의 뚜껑을 열어 눈으로 확인하는 것만을 ‘관측’으로 생각한 것이 잘못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이 문제해결의 핵심에 해당합니다. 양자역학적, 즉 미시적 세계에 의한 설명을 해보자면, 이미 상자밖에 서 있는 내 몸의 모든 입자들과 그에 닿아있는 공기를 이루고 있는 입자들(외부세계, 관찰자)와, 상자 안쪽에 퍼져있는 공기 입자들, 상자 내부의 실험을 위한 도구들 그리고 고양이를 이루고 있는 모든 입자들 (내부세계, 실험계)는 매순간 지속적으로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상자를 열기 전부터, 방사성 물질의 붕괴확률이 하나로 결정되는 순간, 이 유기적인 미시적 상호작용의 결과 고양이의 상태 역시 하나로 결정되어 상자 속 상태가 결정되게 되는 것입니다. 즉, 관측이라는 것은 하나의 관측자와 실험계의 관계가 아니라, 관측자가 속한 세계와 실험계와의 총체적인 상호작용의 결과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이로써 코펜하겐 해석을 앞세운 보어측 물리학자들은 미시세계와 거시세계의 분리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게 되었던 것입니다. 

너무 어려운 이야기를 했나요? 그럼 조금 더 쉽고 흥미있는 이야기를 해드릴까요? 사실 이 슈뢰딩거 고양이 사고실험에 대한 다른 해석이 있는데, 휴 에버렛에 의한 다중세계에 대한 해석이라고 합니다. 이는 두가지의 상태가 중첩된 상태에서 ‘관측’을 하는 순간 두 상태중 하나가 나타나고 다른 상태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 순간 두개의 상태가 두개의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낸다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여러개의 세계가 존재하게 되고, 이러한 이야기가 발전하여 평행이론과 같은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발전해 나갔고, 이에 대한 SF영화나 소설도 많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평행이론의 출발점도 바로 슈뢰딩거의 고양이라는 사고 실험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혹시 복권을 확인했는데, 꽝이었나요? 그럼 어딘가 다른 세상에선 복권에 당첨된 본인이 감격하고 있는 세상이 있을지도 모를 일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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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on Sam - Tuesday, 11 February 2020, 5:2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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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세기의 발명가 – 테슬라

가솔린 가격의 폭등과 함께 최근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전기 자동차 중에 호응도가 가장 높은 브랜드로, 이 곳 밴쿠버에서도 종종 만나 볼 수 있는 테슬라. 이 브랜드의 이름은 바로 니콜라 테슬라(Nikola Tesla, 1856-1943)라는 한 천재적 발명가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가장 유명한 발명가라고 하면 토마스 에디슨(Thomas Edison, 1847-1931)을 떠올리기 쉽지만, 테슬라는 에디슨과 동시대에 활약한 어찌보면 더 위대한 업적을 남긴, 하지만 에디슨에 가려진 비운의 발명가였습니다. 

테슬라는 현재 크로아티아에 해당하는 오스트리아 제국의 작은 마을에서 세르비아계 오스트리아인으로 태어났습니다. 종합기술학교에서 물리학, 기계공학, 그리고 전기공학을 공부한 테슬라는 1854년에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있는 중앙 전신국에 취직을 하고, 그곳에서 교류 전기 장치에 대한 연구를 시작합니다. 당시는 미국의 유명한 발명가 토마스 에디슨에 의한 직류장치가 모든 전기장치의 기본원리로 이용되고 있었는데, 이 직류전기장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것으로 테슬라는 교류방식을 고안해 내기도 합니다. 

전기의 흐름인 전류는 직류방식과 교류방식으로 나누어 집니다. 직류방식은 건전지에서 나오는 전류와 같이 세기의 변화없이 일정한 전류가 지속적으로 흐르는 방식을 뜻하고, 교류방식은 일정 주파수를 갖고서 전류값이 진동하며 흐름을 유지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전선을 따라서 전류가 흐르면 그 에너지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일정값을 갖는 직류방식은 일정 거리 이상을 흐르면 세기가 너무 작아서 더이상 전달되지 못하는 단점이 있는 반면, 교류는 파동의 흐름이 먼곳까지 전달될 수 있듯이 진동을 이용하여 직류와 비교되지 않을 만큼 장거리를 전달되어 나갈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에디슨은 1884년 산업혁명이후 직류를 이용한 전구 등의 전기장치들을 발명하고 뉴욕에 있는 수많은 공장이나 제분소에 전기를 공급하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많아진 수요를 적절히 관리하지 못해 직류 공급 장치는 자주 문제를 일으켰고 이를 수리하고 수습하는 일에 골머리를 앓아야만 했습니다. 이 당시 파리에 있는 에디슨의 회사에서 일하고 있던 테슬라는 미국 본사로 채용되며 미국으로 이민을 오게 되고, 이때부터 에디슨과 테슬라의 악연이 시작되게 됩니다. 테슬라는 미국으로 건너온 직후 에디슨에게 예전부터 연구해온 교류 전기 장치가 직류식의 문제점을 보안하여 훨씬 더 효율적이며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 에디슨을 설득하려 노력했지만, 에디슨은 직류방식을 고집하며 테슬라에게 할 수 있으면 해보라는 식으로 교류발전기를 성공시킬 경우 5만달러의 보너스를 주겠다고 호언장담을 했다고 합니다. 이 후 테슬라는 교류 발전기 연구에 박차를 가해 연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발전장비를 훨씬 더 효율적으로 향상을 시키게 됩니다. 하지만, 에디슨은 보너스를 주겠다는 말은 그저 미국식 유머였을 뿐이라며 지불을 거부하고, 이를 계기로 에디슨과의 관계가 완전히 틀어진 테슬라는 사표를 제출하고 에디슨의 회사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이 후 테슬라는 자신의 교류발전방식에 흥미를 보인 웨스턴 유니온 전기회사에 취직을 하여 교류발전기에 대한 연구를 완성시키기 위해 노력을 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자신이 반대한 교류장치가 자신의 직류장치를 누르고 더 우수한 장치로 보급되는 것을 두려워 한 에디슨은 여러가지 방법들을 동원하여 일반인들에게 교류방식의 위험성을 과장하여 알리려 노력을 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때 에디슨이 사용한 방법들을 들으면 우리가 알고 있던 발명왕 에디슨이 설마 그렇게까지 했을까 싶을 정도로 악랄하고 치졸한 이야기들이 많이 전해져 옵니다. 에디슨은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신문기자에게 편지를 써서 테슬라의 교류장치는 6개월 이내에 한명의 고객을 죽일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위험한 것이기에, 실질적으로 그것을 사용하기 전에는 수많은 실험들이 있어야만 할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하고, 또 뉴욕 근교의 애완동물들을 돈으로 사들여 죽인 뒤 그것이 교류장치의 문제점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라는 소문을 퍼뜨리려고 했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또한 1887년 뉴욕주의 사형집행 위원회에서 교수형보다 나은 사형방법에 대한 의견을 물어왔을 때, 테슬라의 교류장치가 사형제도를 위해 가장 적합한 기계일 것이라 말하며, 그 장치에서 나오는 전류에 살짝 닿기만 하여도 바로 즉사를 하게 된다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이로써 에디슨과 테슬라와의 세기의 전류전쟁이 시작된 것인데, 에디슨의 비방에도 불구하고 서서히 전세는 테슬라의 교류장치쪽으로 기울고 있었습니다. 1887년 말까지 에디슨은 뉴욕 맨해튼 외곽지역에 무려 121개의 직류발전소를 건설했는데, 이렇게 수많은 직류발전소가 필요했던 이유는 직류전기의 치명적 문제점을 인하여 전기를 반경 1마일이내 지역에만 송전이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이와는 반대로 먼지역까지 송전이 가능한 교류발전소는 도시로 부터 먼곳에 건설하여 대량의 전기를 생산한 후 장거리 송전에 의해서 거의 전체의 도시에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이 후 비효율적인 직류발전소는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반면 교류발전소는 계속 그 수가 늘어나면서, 후일, 맨해튼에서 수백킬로미터나 떨어진 나이아가라 폭포에 있는 수력발전소가 테슬라의 교류발전방식을 채택해 건설되게 됩니다. 결국 테슬라와 에디슨의 전류방식전쟁은 이렇게 테슬라의 승리로 끝이 나게 되고 그로 인해 현재까지도 우리들은 발전소로부터 송전되는 모든 전기는 교류방식을 사용하고 있게 된 것입니다. 

테슬라는 이러한 교류발전 방식에만 공헌한 것이 아니라 에디슨에 버금갈 만큼 많은 발명품들을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우리들의 삶에 매우 유용하게 사용되는 네온사인, 자동차 엔진의 점화시스템, 레이더의 기본원리, 전자현미경, 전자렌지 등은 테슬라에 의해서 직접 발명되었거나, 또는 그 기본원리가 테슬라에 의해서 정립된 수많은 발명 중에 몇가지들에 해당합니다. 또한 그는 라디오를 이용한 무선 통신을 가장 먼저 성공시킨 발명가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에디슨과 필적하며, 어떻게 보면 에디슨보다 더 훌륭했던 발명가 테슬라는 한편으로는 완벽을 추구하는 결벽증 환자였는데, 이런 정식적 장애로 인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그 많은 발명에도 불구하고, 회사에서 버림받으며 외로운 나날을 보내다 끝내 뉴욕의 한 호텔방에서 심장마비로 홀로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천재적 아이디어로 세기의 발명가로서 활약했던 테슬라, 하지만 끝내 쓸쓸한 죽음을 맞이할 수 밖에 없었던 비운의 과학자, 그의 이름은 현재까지도 자기장의 단위로 사용되며 세상사람들의 입에 회자되고 있습니다. 

동부의 유명한 관광지인 나이아가라 폭포에 다녀오신 적이 있으신가요? 그 곳의 공원에 가시면 링컨좌상과 비슷하게 생긴 동상이 하나 있는데,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무심히 지나쳐가는 동상이지만, 이 동상이 바로 니콜라 테슬라의 동상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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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on Sam - Tuesday, 11 February 2020, 5:19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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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건강검진 혹은 병증의 진단을 받을 때X-ray 촬영은 가장 흔히 사용되는 촬영 기법이기는 하지만, 좀 더 자세한 영상이 필요한 경우 CT 또는 MRI 촬영을 권유 받기도 합니다. 병원에서 그러한 권유를 받는 경우, 일단 환자의 입장에서는 두렵기도 하고, 궁금한 것도 많지만, 지금 본인의 증상에 왜 그러한 영상기법이 필요한지 자세히 물어보기도 한계가 있어 매번 그저 의사 선생님들의 소견대로 CT, MRI촬영을 하지만, 왜 이런 진단 영상이 필요한지 답답하기만 했던 분들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분들을 위해 이번 칼럼에서는 간략하게 CT와 MRI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암진단의 경우에는 PET이라는 촬영방법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이번 칼럼에서는 CT와 MRI 만을 비교해 보도록 하고, PET에 대해서는 다음 칼럼에 이어서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CT는 컴퓨터 단층촬영(Computed Tomography)를 뜻하는데, 기본적으로 X-ray를 이용하는 촬영기법입니다. 단층촬영(Tomography)란 잘린 단면을 보여주는 영상으로, 김밥에 비교하자면 일반적인 X-ray는 긴 한 덩어리를 그 위에서 내려보면서 김밥 내부를 투시하듯 보이는 이미지를 보여주는 반면, 단층촬영법은 김밥의 잘린 단면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이치입니다. 일반적인 흉부 X-ray의 경우, 가슴 앞부분에 X-ray를 조사하고, 몸을 통과한 X-ray는 뼈와 같이 밀도가 높은 부분을 통과했는가, 아니면 폐와 같이 공기가 많아 밀도가 낮은 부분을 통과했는지에 따라서 X-ray의 투과량이 다르게 되고, 그에 따라 뒷부분에 위치한 필름에 투사 되는 정도에 차이가 생겨 이미지가 나타나게 되는 것인 반면, CT는 원통 가운데 침대 위에 누워있는 환자의 환부를 X-ray가 빠른 속도로 360도 전 방향에서 단층으로 투사하면서, 그 반대편에 생기는 밀도의 차이를 컴퓨터로 재조합하여 이미지를 생성해 내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즉, 여러장의 x-ray이미지를 여러 각도에서 거의 동시적으로 찍은 후, 그 이미지들을 조합해서 가운데 부분의 원래의 이미지를 재추적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한편, MRI는 자기공명영상촬영법(Magnetic Resonance Imaging)이라는 말의 약자인데, 원래는 핵자기공명영상법(Nuclear Magnetic Resonance Imaging)이 더 맞는 명칭입니다. 일반인들에게 “핵”이라는 말이 워낙 안좋은 이미지를 연상시키기 때문에 “핵”이라는 말을 빼고 이름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는 인체 주변에 강한 자기장과 고주파를 형성시키면 그 자기장의 영향으로 물분자를 이루고 있는 수소원자의 핵이 공명을 일으키며 일종의 반사파를 내보내게 되고, 그 신호가 수소핵이 위치한 부분이 뼈인지, 근육인지, 아니면 연조직인지 등에 따라 미세한 차이를 보이게 됩니다.  그 차이를 인식하여 재조합하여 영상을 만들어 내는 방법이 MRI 촬영기법입니다.

[장단점] 기본적으로 CT촬영은 X-ray를 조사하면서 X-ray가 지나간 부분에 대한 단층영상을 복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비교적 짧은 시간동안에 촬영을 끝낼 수 있으며, 준비시간을 제외한 실제 X-ray조사시간은 일반적으로 10~20분이내에 끝나게 됩니다. 하지만, 강한 X-ray를 이용하기 때문에 비교적 많은 양의 방사선에 피폭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촬영부위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일반적인 CT 촬영 한번에 받는 방사선량은 5-20mSv로 간단한 흉부 X-ray촬영시 받는 방사선량의 약 50~100배정도의 방사선을 한번에 받게 됩니다. 이렇게 많은 양의 방사선에 피폭되는 위험이 있지만, 그만큼 높은 해상도의 정확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수술등에 앞서 좀 더 확실한 진단을 요할 때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의료촬영기법입니다. 물론 지난 칼럼에서 설명드린 적이 있듯이 CT에서 사용되는 방사선량이 일반 X-ray의 100배정도가 된다고 해서 한 두번의 CT촬영만으로 인체에 커다란 해를 가져오는 정도는 아닙니다.  

이와 비교할 때 MRI 의 최대 강점은 방사선이 없다는 것입니다. 방사선 피폭이 전혀 없을 뿐 아니라, 자기장에 의한 인체의 해로움은 아직 밝혀진 바가 없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MRI가 현존하는 모든 의료촬영기법중 유일하게 인체에 무해한 촬영기법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MRI는 그 촬영시간이 일반적으로 20분에서 길게는 한시간 이상의 시간을 요구하기 때문에 응급환자나 몸을 가누기 힘든 환자의 경우 촬영이 매우 어려운 단점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강한 자기장 내부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환자의 신체 내, 외에 자기장에 반응하는 금속으로 이루어진 어떤 것도 있어서는 안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심장박동기와 같이 환자 신체 내부에 금속으로 이루어진 인공장기가 있는 경우는 MRI 촬영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MRI는 인체 내부 모든 부분에 자리하고 있는 수소핵들로부터 신호를 받아들이기 때문에 CT와 같이 단층 이미지만을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방향으로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고, 또한 3D이미지도 가능한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CT로도 3D영상을 만들어 내기도 하지만, 이는 매우 좁은 간격으로 단층촬영을 한 후, 그 사이를 컴퓨터로 부드럽게 연결시키는 방법으로 MRI의 실제 3D영상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용도의 차이] 전체적으로CT와 MRI는 이미지의 해상도의 질만 놓고 보자면 비슷합니다. 그렇다면 어
떤 경우에 CT를 찍고 어떤 경우에 MRI를 권유하는 것일까요?  CT촬영은 X-ray가 인체 내부 조직을 통과하며 그 밀도에 차이에 의해 얻어지는 이미지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골격구조와 장기 등에 좀 더 좋은 해상도를 보이게 됩니다. 반면, MRI는 신체 내부조직의 수소 입자의 진동의 차이로 얻어지는 이미지이기에 장기의 연조직이나 혈관구조 등의 이미지에 더 좋은 영상이 가능합니다.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여러 종류의 골절 등에는 CT를 더 많이 사용하고, 뇌신경계질환이나 장기 손상, 연조직부의 암진단에는 MRI가 더 활용도가 높은 편입니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이 외에도 얼마나 응급한 경우인가, 환자의 상태가 어떠한가 등에 대한 고려가 전반적으로 이루어져 어느 진단방법이 좋을지를 의사선생님이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조금 불편한 사실이긴 하지만, 비용 역시 현실에는 고려되야 하는 중요한 문제중에 하나이기도 합니다. 

예전엔 병증이 있어야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았지만, 그럴 경우 치료의 시기를 놓칠 수 있기 때문에 요즘은 정기검진 등이 많이 보편화 되어 있고 검진을 위해 CT, MRI 촬영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럴 경우 특히 CT의 경우 어쩌면 필요치 않은 방사선 피폭을 받게 되는 것이므로 너무 자주 진단을 받는 것은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정도의 방사선 피폭을 감수하더라도 질병을 미리 발견하는 것이 그 만큼 중요하기에 검진에 사용되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이런 진단을 목적으로 CT촬영을 하는 경우를 위해 낮은 방사선량으로 CT 촬영을 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중이기도 합니다. 

이런 의료촬영기법은 그 사회적 공헌도가 워낙에 크기 때문에 예외없이 모두 노벨상을 수상했습니다. 가장 기본적은 X-ray를 발견한 뢴트겐(Rontgen)이 1901년에 제 1회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데 이어 CT의 원리를 개발한 영국의 하운스필드(Hounsfield)와 미국의 코맥(Cormack)은 1979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수상하였습니다. MRI의 원리를 개발한 미국의 폴 로터버(Lautebur)와 영국의 피터 맨스필드(Mansfield)는 2003년에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습니다. 또한 PET 이라는 첨단 영상기법의 개발자들도 역시 멀지 않은 미래에 곧 노벨상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가까운 미래에 MRI와 같이 인체에 완전히 무해하면서도 CT와 같이 짧은 시간에 촬영을 끝낼 수 있으며, 지금의 이 기술들보다 더 좋은 해상도의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한다면 분명 차기 노벨상 수상자는 따놓은 당상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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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on Sam - Tuesday, 11 February 2020, 5:19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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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부학적 영상진단 과 기능적 영상진단

의료 진단을 위한 영상 기법은 크게 해부학적 영상(Anatomical Image)와 기능적 영상(Functional Image)로 크게 나누어 집니다. 이때 해부학적 영상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영상기법이 지난 칼럼에서 간략하게 설명드린 CT와 MRI입니다. 해부학적 영상이란 말 그대로 인체 내부를 해부해서 보는 것과 같은 영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사진기로 찍듯이 얼마나 좋은 해상도로 선명하게 그 이미지를 보여주는 가가 해부학적 영상에서는 제일 중요합니다. 해상도를 최대한 높임으로써 몸 속에 아주 작은 이상물질도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이러한 해부학적 영상의 가장 큰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반해 기능적 영상은 신체 내부의 모습을 자세하게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인체 내부의 장기 또는 세포들이 얼마나 활발하게 그 기능을 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영상을 뜻합니다. 이러한  기능적 영상의 가장 대표적인 영상방법은 양전자방출단층촬영법(Positron Emission Tomography, PET)과 기능성 MRI (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 fMRI)입니다. fMRI기법은 뇌혈관의 흐름을 추적하는 등 미세한 혈관의 흐름의 세기를 젤 수 있기 때문에 뇌활동과 관련된 영상에 이용되는 방법인데, 이번 칼럼에서는 그보다는 보편적으로 암진단에 널리 사용되는 PET영상법을 이용해 기능성 영상에 대해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양전자방출단층촬영법은 몸 속에 방사선 붕괴를 하는 의약품을 주사하면서 시작됩니다. 이 물질이 몸속에 들어가서 방사선 붕괴를 하며 방출하는 양전자와 몸속의 전자가 반응할 때 방출되는 에너지가 어디서 부터 나오고 있는지를 역추적하여 몸속의 영상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이 과정을 조금 더 쉽게 설명드리기 위해서 가장 일반적인 암진단에 사용되는 PET영상 방법을 예를 들어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불소-18(Flourine-18)은 방사성 붕괴시 양전자를 방출하면서 반감기가 약110분정도로 비교적 짧기 때문에 인체에 주사된 후 약 하루정도가 지나면 몸속에서 거의 전부 사라져 버립니다.  때문에 의료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방사성 동위원소입니다. 이러한 불소-18을 일련의 공정을 거쳐 체내 세포가 대사활동을 하기 위해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탄수화물의 일종인 글루코오스(glucose)와 결합을 시킨 후 인체 내부에 주사합니다.  활발히 활동하는 세포일수록 더 많은 글루코오스를 흡수하고, 같은 이유로 비정상적으로 빠른 성장을 하는 종양세포는 더 많은 글루코오스를 흡수하게 됩니다. 이 때 함께 종양세포에 들어간 불소-18 동위원소로 부터 나오는 양전자(positron)라는 입자와 몸속의 전자(electron)와의 반응에서 방출되는 에너지를 추적하여 종양세포의 위치와 종양의 활동성을 찾아낼 수 있는 것입니다. 

이때 종양세포의 활동성에 따라 축적된 불소-18의 양에 차이가 생기고, 그로부터 나오는 신호의 세기에 차이가 생기기 때문에, 신호의 세기를 측정하여 종양세포의 위치뿐 아니라 그 세기까지 동시에 알 수 있음으로 PET영상을 기능성 영상기법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더 쉽게 비유해서 설명드리자면, 바다위에 조난 당한 배가 모든 방향으로 어떤 전파를 내보낸다고 가정 했을 때, 근처에 있는 여러 관측소에서 전파가 흘러온 방향을 거꾸로 추적하면, 많은 전파신호의 중심에 해당하는 위치에서 조난당한 배를 찾을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이러한 기능성 영상진단이 중요한 이유는 종양세포에는 악성종양과 양성종양 두가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양성종양이란 더이상 증식되지 않는 일종의 활동을 멈춘 ‘혹’과 같은 것인데, 이러한 양성 종양은 크기가 너무 커서 생활하는데 불편함을 주지 않는 한 몸속에 갖고 살아도 전혀 건강에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크기가 작다 하더라도 음성종양, 다시 말해 악성이라면 이는 계속 증식 및 활성화하고 있는 종양세포로서 빨리 제거하지 않으면 온 몸에 전이를 일으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우리가 통칭 암이라 부르는 질병의 근원인 세포입니다. 그러기에 이런 암진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보면 우리 몸속에 종양세포가 있다면 그것이 얼마나 큰가, 어디에 위치하고 있나 보다는 그 종양세포가 악성인지 양성인지를 확인하는 것일 것입니다. 

 예를 들어 MRI 촬영을 통해서 몸속에 꽤 커다란 종양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런 경우 MRI 영상이 매우 선명하게 그 종양을 보여주어서, 그 크기와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있다고 해도,  그 영상만으로는 악성인지 양성인지를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그러기에 그런 종양이 발견되면 조직검사를 통해 악성, 양성을 구별하는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하지만, 조직검사를 하기 위해서는 종양세포를 떼어내야하는데, 종양의 위치가 조직을 떼어내기 어려운 부위에 있다면 일정시간을 두고 다시 MRI촬영을 반복해서 해당 종양의 크기가 점차적으로 커지고 있는지, 아니면 변화가 없는지를 비교해 악성인지 양성인지를 구별해야 합니다. 하지만, PET 영상법을 이용한다면 해당 위치로 부터 방출되는 에너지의 세기를 구별하여 종양세포의 활동성이 얼마나 강한지, 약한지를 한 번의 촬영으로 바로 알아낼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PET영상법도 단점이 있는데, 일단은 몸속에 방사성 물질을 주사해야 한다는 것과 영상의 해상도가 CT나 MRI의 해상도에 비교해 너무 안좋다는 것입니다. PET영상의 근본원리는 양전자와 전자와의 반응을 이용하는 것이라 설명드렸는데, 양전자가 전자와 반응하기 전에 약 0.5mm정도를 움직이기 때문에 신호가 나오는 것을 역추적해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어쩔 수 없이 원래의 종양위치로부터 0.5mm정도의 오차를 갖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PET자체의 해상도는 어느 이상 좋게 할 수 없기 때문에, 요즘은 PET과 CT를 하나의 기계로 합쳐 두 영상을 동시에 촬영하고, 얻어진 영상을 중첩시켜서 기능적 정보를 보여주는 PET영상과 해부학적으로 높은 해상도를 보여주는 CT의 영상을 함께 보여주는  PET/CT 영상법이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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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on Sam - Tuesday, 11 February 2020, 5:18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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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7년,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교 (Case Western Reserve University)의 앨버트 마이켈슨(Albert Abraham Michelson)과 에드워드 몰리(Edward Morley)라는 두 과학자는 역사상 가장 중요한 실험중에 하나인 마이켈슨 몰리 실험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 실험은 사실 그 반대의 결과를 예상하고 고안된 실험이었는데, 그 결과 당시 과학계가 예상하던 것이 완전히 잘못된 것임을 보임으로써 물리학계의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 실험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실험은 가장 유명한 실패한 실험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당시 과학계는 빛은 입자가 아닌 파동이다라고 생각했고, 파동은 매개체없이는 전달될 수 없기 때문에 빛의 전달물질을 ‘에테르’라고 이름 붙이고, 그 에테르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던 시기입니다. 이 때 마이켈슨 몰리 실험의 결과는 에테르라는 빛의 전달물질은 존재하지 않으며, 빛은 어느 방향에서, 어떤 움직임 속에서 측정을 한다고 하더라도 항상 동일한 속도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입니다. 이 두가지 실험 결과는 뉴튼으로부터 시작된 고전역학이 양자역학을 필두로 하는 현대물리학으로 넘어가게 되는 중요한 키를 제시한 것인데, 첫째로 ‘에테르’라는 매개체가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은 빛은 그 당시까지 믿어오던 것처럼 파동의 하나라고 볼 수 없으며 무언가 일반적인 파동과는 다른 점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즉, 전달물질이 존재하지 않는 파동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인데, 빛은 파동의 현상들을 모두 보이면서 전달물질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알려진 것이기에 그 파장이 엄청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충격적인 결과는 두번째 것인데, 빛의 속도가 관측자와 빛의 소스와의 상대적 움직임과 상관없이 항상 일정한 값을 갖는 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당시 모든 물리학의 근간인 갈릴레오 상대론과 뉴튼의 법칙에 정면으로 반대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쉽게 풀어 설명드리자면, 한 사람이 30km/h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는 자동차 안에서 5km/h의 속도로 공을 던지고 있다고 생각해 봅시다. 이를 자동차 위에 함께 있는 사람이 본다면 공의 속도는 그대로 5km/h로 보이겠지만, 자동차 밖에 정지해있는 사람이 바라본다면 자동차의 속도와 공의 속도가 더해져 35km/h로 보여지게 됩니다. 숫자들을 어렵게 생각하실 필요없이 달리는 자동차에서 반대편에서 다가오는 자동차를 보면 그 자동차의 속도가 훨씬 더 빠르게 느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는 우리가 느끼는 속도는 자체의 움직임뿐만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관측자의 움직임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밖에 없다는 것으로,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당연히 여기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마이켈슨 몰리 실험의 결과는 앞서 드린 예와 비교해서 말씀드리자면 달리고 있는 자동차에서 빛을 발사했을 때, 그것을 자동차에 함께 있는 사람이나 자동차 밖에 가만히 서있는 사람이나 상관없이 모두 동일한 빛의 속도를 느끼게 된다는 것인데, 이 결과가 사실이라면 그 동안 모두가 믿어온 갈릴레이 상대성과 뉴튼의 법칙에 오류가 있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기에 당시 과학계는 이 실험의 결과를 갖고서 엄청난 패닉에 빠지게 된 것입니다.

이 때 모든 과학자들은 비록 이 실험의 결과는 이렇게 나왔지만, 그렇다고 해도 갈릴레이 상대성과 뉴튼의 법칙은 잘못될 수 없는 진리이기 때문에,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다른 무엇인가가 있을 것이라 확신했고, 그 것을 찾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이미 우리가 진리라고 믿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는 증거를 본다 하더라도 그 진리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그 진리는 여전히 옳은 상태에서 그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다른 무언가를 찾고자 했던 것입니다. 이때 이런 틀을 깰 수 있는 과학계의 이단아, 누구나 다 진리라고 믿는 것을 뿌리부터 부정하고 새로운 진리를 새울 수 있는 천재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아인슈타인입니다. 

아인슈타인의 생각은 간단합니다.

“실험결과가 그렇게 나왔으니, 빛의 속도는 관측자의 상대적 움직임과 상관없이 항상 동일한 값이라는 것을 받아들이자.”

이 간단해 보이는 사실 하나를 받아들이면, 실험 결과를 자연스럽게 설명할 수 있는 대신, 그간 모두가 진리라 믿었던 많은 사실들이 송두리째 뒤바뀌게 됩니다. 

첫째, 빛의 속도가 상대적으로 변하지 않기 위해서는 속도를 결정짓는 시간과 공간이 관측자의 움직임에 따라 변해야 합니다. 이는 가만히 서있는 사람의 한 시간과 일정 속도로 움직이고 있는 사람의 한 시간이 서로 다르다는 말이 됩니다. 또한 가만히 서있는 물체의 길이를 재는 경우와 그 물체가 움직이고 있을 때 재는 길이값이 서로 다른 값을 준다는 말이 되니, 당시의 과학자들 뿐만 아니라 이 글을 읽고 계신 독자분들께도 해괴한 궤변로 들릴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의 이 생각은 옳은 것으로 판명되었고, 그 오차의 정도가 빛의 속도에 가까울 정도로 빠르지 않은 인간의 일상 생활에서의 측정값은 그 정도가 너무 작아서 우리가 그 차이를 느낄 수 없는 것 뿐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즉,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이론을 이해하기 위한 첫번째 걸음은 바로 절대 바뀔 수 없는 것으로 여겨지는 시간과 공간이 보는 사람에 따라 길어지기도, 짧아지기도, 때론 휘어지기도 할 수 있다는 괴상한 듯한 설명을 진실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두번째, 이렇게 관측자에 따라서 속도의 변화가 생기면, 운동량 보존 법칙에 따라서, 물체의 질량이 함께 변화하게 되는데, 이러한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질량이 에너지로, 또는 반대로 에너지가 질량으로 변환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설명하는 식이 물리학에서 가장 유명한 식 중에 하나인 E=mc2입니다. 에너지(E)는 질량(m)에 빛의 속도의 제곱값(c2)을 곱한 값과 같기 때문에, 언제든지 질량을 에너지로, 또는 에너지를 질량으로 변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당시에는 도대체 받아들일 수 없는, 너무나도 터무니 없는 듯한, 이론이기에 많은 과학자들에게 쉽게 받아들여지지 못했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그 동안 많은 실험을 통해 증명되었고, 실제 자연을 지배하는 것이 상대성이론이 맞다는 것은 약 100년이 지난 현재 과학계에서는 상식으로 받아들여지는 사실입니다. 궁극의 진리로 받아들여지는 것도 이렇게 계속되는 과학적 탐구와 고찰로 바뀌어지는 과학사적 발자취를 보면서 인간은 언제나 틀릴 수 있고, 그것이 무엇이던간에 오류가 발견되면 겸허히 받아들일 줄 아는 자세를 갖어야만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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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on Sam - Tuesday, 11 February 2020, 5:17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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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칼럼에서 설명드린 특수상대성이론에 의하면, 관측자와 물체의 상대적 움직임에 따라서 각자의 시간과 공간은 느려지기도 하고, 짧아지기도 하며 변화를 일으킵니다. 하지만, 물체의 속도가 빛의 속도에 매우 가깝지 않는 한 그 변화의 정도가 측정하기 힘들 정도로 작기 때문에, 우리들의 일상생활에서는 그 변화를 거의 느낄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시공간의 변화를 측정하기 힘들기 때문에 시공간은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절대적인 것이라는 개념이 우리에게는 더욱 친숙한 것이고, 그 때문에 아인슈타인이 특수상대성이론을 발표할 때 많은 과학자들은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특수상대성이론을 반박하기 위한 여러 사고실험을 아인슈타인에게 제시했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쌍둥이 역설(Twin Paradox)입니다. 

특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는 정지해 있을 때보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게 되는데, 이에 따르면 빛만큼 빠르게 움직이는 로켓을 타고 여행을 하면 지구에 정지해 있는 것보다 시간이 느리게 감으로써 나이를 더 천천히 먹게 됩니다. 쌍둥이 역설은 바로 이 이야기로부터 시작됩니다. 예를 들어 쌍둥이가 태어나자마자 동생은 지구에 남겨두고, 형은 빛의 속도에 매우 가까운 속도로 여행하는 로켓에 태워 우주여행을 시작한다고 가정합니다. 이 때 로켓의 속도가 빛의 속도에 약 90퍼센트정도라고 가정하고 특수상대성이론을 적용하여 계산을 해보면 로켓의 시간계는 지구의 시간계에 비해 약 0.19배정도로 느리게 흐르게 되고, 결론적으로 지구에 남아있는 동생의 나이가 60세가 되는 해에 로켓이 지구로 돌아온다면 로켓을 타고 이동한 형의 나이는 겨우 26세가 되어있게 됩니다. 즉, 빠르게 움지이는 계에 속해있는 형의 시간이 더 천천히 흘러, 결과적으로 동시에 태어난 쌍둥이이지만, 가만히 멈춰있는 동생보다 무려 34세정도나 더 어려지게 되는 것입니다. 쌍둥이 역설은 이 설명안에 특수상대성이론이 갖고 있는 치명적인 문제점이 하나가 있기 때문에 생겨 나는데, 그것은 바로 물체간의 움직임은 서로 상대적이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강 위에 두개의 뗏목이 있다고 가정해 봅니다. 이 강은 너무나 잔잔해서 그 흐름을 느낄 수 없고, 두 뗏목에 타고 있는 관측자는 다른 주변은 절대 볼 수 없고, 각각의 관측자가 서로 바라만 볼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 놓았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런 상황에서 한 뗏목만 천천히 뒤로 움직이게 한다면, 두 관측자 모두 자신의 움지임은 감지할 수 없게 해 놓았기 때문에, 서로 자신은 정지해 있고, 상대방이 뒤로 멀어지고 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를 움직임의 상대성이라고 하는데, 내가 상대방을 향해 다가가는 것이나, 내가 정지해 있고 상대방이 내게로 다가오는 것이나 두 물체간의 상대적 움직임에는 전혀 차이가 없다라는 이치입니다. 이러한 이치를 앞서 말씀드린 쌍둥이의 우주여행실험에 적용해보자면, 로켓에 타고 있는 형의 입장에서는 형이 로켓과 함께 정지해 있고, 반대로 지구가 로켓으로부터 멀어졌다가 다시 로켓에게 다가온 운동을 한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즉, 앞에 설명드린 바와는 반대로 형의 입장에서 특수상대성이론을 적용해 보면, 앞서 말씀드린 계산이 완전히 반대가 되어서, 로켓에 타고 있는 형이 60세가 되는 동안 동생의 나이가 26세가 되는 결과를 갖고 오게 됩니다. 즉, 어느 쪽을 관찰자로 하는 것이냐에 따라 시간이 느리게 가는쪽과 시간이 빠르게 가는 쪽이 달라진다는 오류가 생기기 때문에 이를 쌍둥이 역설이라 불렀고, 특수상대성이론이 잘못되었고, 시공간은 절대적인 것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게 되었던 유명한 사고실험입니다. 

하지만, 특수상대성이론은 방향이나 속도를 변화시키지 않으면서 등속운동을 하는 물체가 정지상태인 물체보다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는 이론으로 쌍둥이 역설에서 나오는 우주여행에는 적용될 수 없으며 이 쌍둥이 역설은 실제로 말이 안되는 역설이 아님이 후에 실험적으로 증명이 되었습니다.  

1977년에 시행된 이 실험에서는 가장 정밀하게 시간을 측정할 수 있는 세슘원자시계를 네대의 여객기에 태워서 서로 반대방향으로 지구를 한바퀴씩 돌게 한 후 각 여객기에 탑재된 원자시계와 지상에 고정된 원자시계간의 시간차이를 측정해본 결과 상대성이론에서 예측한 시간이 느리게 가는 현상이 10%이내의 오차로 측정값과 일치한는 것이 관측되었습니다. 즉, 실제로 움직이고 있는 물체의 시간이 정지해있는 계보다 느리가 간다는 것이 실험적으로 증명된 것입니다. 

이렇듯 특수상대성이론은 물체가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는 경우에만 적용될 수 있는 이론입니다. 하지만 쌍둥이 역설에서의 가설은 지구에서 출발하여 다시 지구로 돌아오는 여행으로 방향을 바꾸어 돌아오는 궤적이기 때문에 전체 여행이 일정 속도로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즉 속도가 0인 상태에서 출발을 하고 빛에 가까운 속도에 가기까지 가속도운동을 하고, 또한 지구로 돌아올 때 다시 속도 0로 감속하는 등의 속도를 변화시키며 움직이는 물체에 대한 상대적 효과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쌍둥이 역설에 힘이 실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가속, 감속하는 물체에 대한 상대적 효과를 고려한 이론 역시 아인슈타인에 의해서 후에 성립되었는데, 이를 일반상대성이론이라 부릅니다. 

시간이 느리게 간다, 빠르게 간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많은 분들이 ‘아. 그럼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는 건가?’라고 생각하시고, 또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과 타임머신의 이야기를 연결지어 만들어진 말들이 많이 있기도 한데, 사실 잘 생각해보면 상대성이론은 시간여행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상대성이론에 의하면 물체의 운동에 따라 각각 다른 시공간계를 갖게 된다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그 시공간이 갑자기 뚝 끊어져 새로운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모든 시공간은 연속적으로 흐름에는 변화가 없지만, 그 값이 절대적이지 않고, 각각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는 상대적 개념이다라는 말을 하고 있는 것 뿐입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각각의 시간의 흐름의 속도가 달라 쌍둥이의 나이가 다르게 되기는 했지만, 이것이 26세의 형이 동생의 60세 생일날에 갑자기 뿅하고 나타나는 수 있다는 얘기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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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과의 동침 – 티코 브라헤와 요하네스 케플러

티코 브라헤와 요하네스 케플러는 서로 다른 천문학적 견해를 갖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당대 최고의 관측자와 최고의 수학자로서, 서로의 필요에 의해 함께 연구하고, 또 논쟁하며 마침내 천문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법칙을 수립하고, 여러가지 천문학적 발견을 이끌어낸 두 사람으로 유명합니다.

덴마크의 귀족집안에서 태어난 티코 브라헤(Tycho Brahe, 1546-1601)는 부유한 집안에서 자라 큰 어려움없이 라틴어와 고전문학을 전공하고 평범한 귀족집안의 한사람으로 살아가던 중, 1560년 우연히 일식현상을 보게 된 계기로 천문학에 심취하여 낮에는 천문학에 대한 공부를 하고, 밤이면 밤하늘을 맨눈으로 관찰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가족들은 브라헤가 집안의 가업을 이어가기 위해 법률을 공부할 것을 강요했고, 가정교사라는 명목으로 브라헤가 천문학을 하지 못하도록 감시하기 위한 안더스 베델과 함께 코펜하겐 대학교에 보냈습니다. 하지만, 그런 감시자가 있다고 해도 브라헤의 천문학에 대한 열정은 꺾을 수 없었고, 대학을 졸업한 이후에도 계속 천문학 연구에만 매진했던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당시의 천문학은 관찰의 정확성에 대해서는 아무도 개의치 않는 주먹구구식의 단계였는데, 브라헤는 이러한 상태에서는 천문학의 발전이 있을 수 없으며 체계적이고 꾸준한 관찰만이 천문학을 제대로 된 과학의 한 분야로 자리잡게 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습니다. 다행히 당시 덴마크의 왕이었던 프레드리히 2세가 브라헤를 위하여 코펜하겐 해협에 있는 호벤이라는 섬에 천문 관측소를 만들어 주었고, 브라헤는 그 곳에 육안으로 하늘을 관찰할 수 있는 기구들을 설치하고 1576년에서 1597년 사이에 방대한 양의 측정결과들을 남겼는데, 이들은 맨눈만으로 관측한 결과로는 놀랄만큼 정확한 결과들이었습니다.  1572년에는 카시오페이아 별자리 근처에서 매우 밝은 새로운 빛을 관찰했는데, 이 별은 다른 별자리와 함께 움직이지 않고 그 거리가 이후 약 2년동안이나 변화하지 않는 것을 보고서, 전혀 새로운 별을 관측했다고 결론지었는데, 이는 후에  SN1572라고 명명된 항성의 폭발로 생겨나는 초신성(supernova)를 관측한 것이었습니다. 또한 1577년에 그는 혜성을 관측하기도 하는데, 혜성의 움직임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 당시 사람들의 혜성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바로 잡을 수 있었습니다. 당시의 사람들은 혜성은 달과 지구사이의 대기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생각했는데, 브라헤는 자신의 관측을 통해 혜성은 태양계 바깥쪽에서부터 날아와 태양의 중력에 의해 궤도를 돌아 나가는 새로운 형태의 천체라는 것을 밝히게 됩니다.

이러한 수많은 업적에도 불구하고 한때 자신의 조수였던 케플러보다 티코 브라헤가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그가 태양계의 움직임에 대한 잘못된 모델을 믿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브라헤는 태양이 태양계의 중심에 위치하고 지구가 다른 행성들과 함께 그 주위를 돌고 있다는 지동설을 믿지 않고, 그보다는 지구가 중심에 있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관측결과중에는 지구가 중심에 있다는 자신의 생각에 잘 들어맞지 않는 것들이  너무나 많았고, 그래서 그는 지동설과 천동설을 적절히 섞어놓은 듯한 자신만의 절충설을 내놓는데, 이는 우주의 중심에 지구가 위치하고 있고, 그 주위를 태양이 돌고 있는데, 태양계의 다른 행성들은 지구가 아닌 태양의 중심을 돌고 있다는 것입니다. 조금은 괴상하게 들릴 듯한 이 절충모델은 사실 꽤 많은 부분 별들과 태양계 내부 행성들의 움직임을 잘 설명할 수 있었기 때문에 브라헤는 이 모델이 정확하다고 믿었고, 모델과 들어맞지 않는 나머지 관측결과들을 자신의 모델로 설명하기 위해 평생을 바쳤습니다. 

1597년, 그의 지원자였던 프레드리히 2세가 서거하자 브라헤는 덴마크 왕실로 부터 재정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되어 호벤섬을 떠나야 했고 생애의 막바지에 이르러서도 더이상의 획기적인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연구가 답보상태에 이르자, 브라헤는 엄청난 결단을 내리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탁월한 수학적 지식을 갖고 있던 독일의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Johannes Kepler, 1571-1630)를 자신의 조수로 채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케플러는 티코 브라헤와는 반대로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지지하고 있었던 천문학자이기에 두 사람의 우주관은 정면으로 부딪힐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브라헤에게 케플러의 수학적 지식이 필요했듯이, 케플러 역시 티코 브라헤의 방대한 관측 데이터가 필요했기에 1599년 브라헤가 조수직을 제의했을 때 그도 기쁜 마음으로 제의를 수락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브라헤는 평소 성격이 괴팍하고 자존심이 엄청나게 강해서 절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타인에게 자신의 흠을 보이고 싶어하지 않았다고 알려져있습니다. 그가 젊었을 때 논쟁에 휘말려 결투 끝에 코 끝을 베인 일과, 한 파티에서 식사 예절에 어긋나지 않기 위해 너무나 오랜 시간동안 오줌을 참았다가 몸에 독이 올라 건강상태가 악화되어 끝내 죽음에 이른 이야기는 그의 성격을 보여주는 유명한 일화들입니다. 이러한 브라헤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의지를 굽히려하지 않았던 케플러가 같은 관측결과와 동일한 수학적 계산을 통해서 서로 다른 자신들의 우주관을 증명하고자 했으니 그들이 얼마나 많은 논쟁을 했을 지는 불보듯 자명한 일 일 것입니다. 그들은 거의 매일같이 심하게 다투곤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상대방에게 얼마나 의존해야 하는지를 잘 알았기에, 그들의 살얼음판과 같았던 관계는 티코 브라헤가 죽을 때까지 계속됩니다. 

1601년 티코 브라헤가 죽고, 그의 모든 직책과 관측자료를 물려받은 케플러는 그 때부터 하늘을 관측하는 것 대신, 브라헤가 남긴 자료들과 20년이 넘도록 고독한 싸움을 시작하였고, 그로부터 행성운동에 관한 중요한 법칙들을 얻어내게 됩니다. 

행성의 궤도가 원형궤도가 아니라 타원궤도라는 것, 행성의 움직임이 등속도 운동이 아니라 태양에 가까울 때는 빠르고, 태양과 멀어지면 느려지는 변속운동을 한다는 것 등이 바로 케플러에 의해서 알려진 법칙들입니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우주의 비밀을 밝히고자 하는 궁극적인 뜻을 함께 했던 티코 브라헤의 평생에 걸친 관측 결과와 요하네스 케플러의 고독한 수학적 계산을 통해 현대의 최첨단 장비 하나 없이 이렇듯 획기적인 발견이 가능했고 그 발견으로 천동설, 지동설에 대한 갑론을박이 한창이었던 시대에 태양계의 움직임에 대한 실질적인 과학적 이해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는 것은 참으로 놀랍고 고무적인 사실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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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on Sam - Tuesday, 11 February 2020, 5:16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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끓는점과 녹는점 그리고 기압과 불순물

많은 분들이 이미 상식적으로 잘 아시다시피 물질의 상태는 고체, 액체, 그리고 기체 상태로 구분되며, 고체에서 액체로 변화하는 온도를 녹는점, 액체가 기체로 변화하는 온도를 끓는점이라고 합니다. 역시 모두 아시겠지만 물의 녹는점은 0°C, 그리고 끓는점은100°C이지요. 

사실 이 녹는점과 끓는점은 가정된 조건이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녹는 점 끓는 점의 값은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는 곳에서의 평균 기압으로 대기압이 1 기압(1 atm=101.3kPa=760mmHg)이라고 가정했을 때의 값인데, 만약 압력에 변화가 생긴다면 녹는점과 끓는점의 값도 그에 따라 변화하게 됩니다. 즉, 물질의 상태는 온도뿐만 아니라 동시에 압력과도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물의 끓는점이 압력과 관계가 있기 때문에 산에서는 물이 낮은 온도에서 끓어 밥이 맛있게 지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신 이야기입니다. 이 외에도 많은 현상들이 바로 압력과 끓는점, 녹는점과의 관계로 설명될 수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드라이 아이스의 승화작용(sublimation:고체가 기체로 상태변화를 하는 현상)입니다.

드라이 아이스는 이산화탄소의 고체형태인데, 이 드라이 아이스가 액체형태를 거치지 않고 고체에서 바로 기체로 승화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보통 이 현상을 이산화탄소의 특성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사실 이산화탄소의 특성이라기 보다는 물질의 상태변화가 온도와 압력의 변화에 따라 일어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 볼 수 있습니다. 물도 주변의 압력을 약 천분의 일정도로 낮추면 일상적인 생활온도에서 얼음상태로부터 수증기상태로 바로 승화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단지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는 1기압의 압력에서 물은 세가지 상태를 전부 갖을 수 있는 반면, 이산화탄소는 고체와 기체 두가지 상태만 갖을 수 있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인 것이지요. 다르게 이야기하자면, 대기압이 1기압보다 훨씬 높게 만든다면 이산화탄소도 액체상태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 주변에서도 액체상태로 물에 녹아있는 이산화탄소를 쉽게 볼 수 있는데요, 이것이 바로 탄산음료입니다. 탄산음료가 캔 속에 담겨있을 때에는 압력이 높기 때문에 액체상태로 음료에 녹아있다가 캔을 열었을 때 기압이 대기압과 같이 낮아지면서 더이상 액체상태로 있을 수 없는 이산화탄소가 음료 밖으로 올라오는 것이 바로 톡 쏘는 탄산음료의 원리인 것입니다. 즉, 온도를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일정온도에서 압력을 변화시킴으로써도 물질을 상태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듯 탄산음료에는 높은 압력에 의해서 적지 않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녹아있는 것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할 것이 있는데, 탄산음료를 냉동을 시켜 얼리는 것은 자칫 위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지 않은 탄산음료를 영하의 온도에서 얼리면, 물은 얼게 되지만, 물이 어는 온도에서는 이산화탄소가 얼지 않기 때문에 물이 얼면서 이산화탄소는 빠져 나오게 되고, 좁은 공간에 갇히게 된 이산화탄소의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용기가 터져버리면 자칫 폭발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몇년전 중국의 어느 아이가 냉동고에 넣어둔 콜라를 따는 순간 캔이 터지는 바람에 다치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온도와 압력 외에 끓는 점과 녹는 점을 좌우하는 또 다른 대표 요소를 꼽는다면 해당 물질에 녹아 있는 불순물을 들 수 있겠습니다. 일반적으로 불순물의 농도가 높을 수록 물질의 끓는점은 더 높아지고, 녹는 점은 더 낮아지는 현상을 보입니다. 겨울에 빙판길을 방지하기 위해서 염화칼슘(CaCl2)을 뿌려놓는 것은 바로 이 원리를 이용하는 것인데요. 염화칼슘이 물에 녹으면서 물의 불순물도가 높아지고 이에 의해 녹는점이 0°C 보다 낮아지게 됩니다. 염화칼슘의 농도에 따라서 달라지지만, 이때 얼음의 녹는점이 이론적으로는 최대 영하 55°C까지 떨어지게 되어, 왠만한 겨울 추위에는 아직 온도가 녹는점보다 높아지기 때문에 눈이 얼지 못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은 이렇게 염화칼슘을 뿌리면, 얼음이 위의 원리에 의해서 녹아내리게 되는데, 얼음이 녹아서 물이 되기 위해서는 외부로부터 에너지를 흡수해야하기 때문에 주변의 온도는 오히려 더 떨어지게 됩니다. 녹는점이 낮아지는 현상에 의해서 얼음이 녹아내리기는 하지만, 실제 빙판의 온도는 물이 어는 점인 0도에서 더 떨어져 더 추워지게 된 것이지요. 일반적으로 얼음이 녹으려면 온도가 높아야 하니 길에 녹은 얼음을 보고 온도가 올라갔구나 착각 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것입니다.

이번 칼럼에서 알아본 끓는점, 녹는점과 같이 우리들의 일상생활에서 겪고, 이용하는 모든 것들에는 과학적 원리가 숨어있습니다. 드라이 아이스의 승화작용과, 콜라에 녹아있는 가스의 톡쏘는 맛을 내는 원리가 근본적으로 같다는 것처럼 눈에 보이기에는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그에 숨어있는 근본적 원리는 하나일 수 있는 것입니다.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것과 달이 지구 주위를 공전하는 원리가 같은 것과 마찬가지로 말입니다. 이런 공통된 근본적 원리를 탐구하고 깨우치는 것이 과학을 공부하는 즐거움 중에 하나라 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