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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T coordinator WISSEN - Tuesday, 11 February 2020, 4:3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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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계(Animalia) 척삭동물문(Chordata) 포유강(Mammalia) 영장목(Primates) 사람과(Hominidae) 사람속(Homo) 사람종(Homo sapiens)


이는 중고등학교에서 생물수업시간에 배우는 생태계의 분류법, 즉 ‘종속과문강문계’ 에 따른 인간 종에 대한 생태계에서의 생물학적 분류입니다. 지구상의 다른 생물들과는 다른, 인간은 뭔가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수 있고, 그런 분들에게는 이런 생물학적 분류가 어색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분명 인간은 지구상 생태계의 한 일원으로서 그 생물학적 지위를 갖고 있습니다. 원숭이를 포함하는 영장목아래에 사람과가 속해 있고, 사람과는 사람아과(Homoninae), 오랑우탄아과(Ponginae)으로 나누어지고, 사람아과는 다시 사람족(Hominini), 고릴라족(Gorillini)으로 구분되며, 사람족은 다시 사람속(Homo)과 침팬치속(Pan)으로 나뉘어집니다. 이렇게 구분된 사람 속에는 현재는 우리들과 같은 인종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Homo sapiens sapiens)만이 남아있지만, 수만년 전까지만 해도 약 십여종의 다른 인종이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동물계 척삭동물문 포유강 식육목 개과 개속 회색늑대종의 아류종에 해당하는 개(Canis lupus familiaris)와 비교해서 생각해보자면, 사람과 침팬치의 차이는 개와 여우정도의 차이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생물학적으로는 침팬치가 사람에 가장 가깝고, 그 다음으로 고릴라, 그리고 오랑우탄 순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인류의 진화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듣게 되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Australopithecus)는 침팬치와 인간이 처음으로 구분되는 “속” 단계의 인류이며 약 500만년전에서 50만년전 사이에 아프리카 대륙을 거점으로 살았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외에 네안데르탈인, 호모 에릭투스, 호모 사피엔스 등의 구분은 모두 가장 낮은 단계의 “종”이 다른 인간들입니다. 


어릴적 교과서에서 배웠던 인류의 진화와 문화의 탄생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 보면, 약 100만년전 아프리카지역에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나타났고, 50만년전에서 10만년전경 유럽에는 하이델베르크인, 중국에 북경원인, 자바지역에 자바원인, 그리고 아프리카 지역에 호모 사이피엔스가 생겨났으며, 그들이 각각의 지역에서 진화를 거듭한 후, 기원전 5000-3000년경 이집트 문명, 인더스 문명, 메소포타미아 문명, 그리고 황하 문명의 세계 4대 문명을 구축하며 본격적으로 다른 동물들과는 완전히 다른 인간만의 삶을 영유하기 시작했다라고 배웠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고고학적 연구들은 모두 이러한 각 지역의 원시인류 종들이 자연스럽게 문명으로 연결되는 듯한 평화로운 인류 진화의 이야기에 반대되는 연구결과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근까지도 중국의 학생들은 중국인의 선조는 북경원인이라고 배우고 있습니다. 중국의 ‘중화사상’, ‘선민사상’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중국인들은 ‘태생부터’ 다른 인류와는 다른 종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은 것입니다.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2000년대 초 중국 상하이 푸딘 대학의 유전공학연구소는 중국각지의 1만명의 사람의 DNA 샘플을 분석하였는데, 그 결과는 기대했던 바와 완전히 반대로 현재 중국인들은 모두 아프리카원인, 즉 호모 사피엔스의 염색체를 갖고 있다, 즉 북경 원인은 현재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으며, 모든 (한국인, 일본인 포함) 아시아인들의 선조는 아프리카에서 왔다는 것을 증명하는 결과를 보여준 것입니다. 중국의 북경원인과 비슷한 연구는 세계 각지에서 이루어졌고, 현재 알려진 바로는 수만년전까지 지구상에 함께 공생했던 호모 에릭투스, 네안데르탈인 등의 다른 인종들은 모두 멸종되었고, 아프리카에서 살았던 호모 사피엔스가 전 대륙으로 퍼져나가 현재의 인류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발표된 다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약 7만년전 아프리카의 호모 사피엔스들이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 등의 다른 대륙으로의 급작스런 대이동이 있었다고 추정된다고 합니다. 몇몇 사회학자나 과학자들은 당시에 어떤 자연적 재앙에 의해 다른 인종들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호모 사피엔스가 차지하게 된 것이라고 추측하고 싶어하지만, 그리고 우리 모두의 조상이 저지른 일이기에 받아들이기 쉽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남겨진 증거들은 호모 사피엔스가 다른 지역들을 점령하며 타 인종들을 잔혹하게 멸종시킨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여지고 있습니다. 호모 사피엔스가 각각의 대륙에 도착한 시점은 인간종을 포함한 각 대륙의 동물종들중 엄청난 양의 종들이 멸종당해버린 시점과 일치합니다. 현재의 과학자들은 이러한 가설을 바탕으로 어떻게 호모 사피엔스는 다른 인종을 포함하여 수많은 동물 종들을 멸종시킬 정도의 강력한 포식자가 되었던 것인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실제 백만년전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생태계의 먹이 사슬 중 그다지 높지 않은 지위를 갖고 있었고, 인간종이 도구나 불을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로도 오랜 시간 인간의 지위는 크게 바뀌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즉, 당시 호모 사피엔스는 직립보행, 도구의 이용, 불의 이용 등과 같이 우리가 현재 뻔히 알고 있는 것들이 아닌 다른 무엇인가를 무시무시한 무기로 갖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되고, 그 것이 과연 무엇인가를 알아내는 것이 현재 인류학자들의 많은 관심 중에 하나인 것입니다.


인류학, 고고학 등은 남겨져 있는 몇 안되는 증거들만으로 퍼즐을 맞춰가는 학문입니다. 그렇기에 더욱 더 과학적 논리가 뒤받침되지 않는다면 그저 의미없는 ‘썰’이 되어버리고 말 것입니다. 그러한 점에서 가장 신비스러운 이야기들을 가장 과학적인 증거들을 바탕으로 찾아내는 매력적인 학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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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상 가장 뛰어난 항해자(voyager)는 누구일까요?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 ‘동방견문록’을 지은 이탈리아의 마르코 폴로 등 많은 탐험가들이 있지만, 오늘 칼럼에서 소개해 드릴 인류 최고의 항해자는 지금도 태양계밖 미지의 우주공간을 탐험하고 있는 미항공 우주국(NASA)의 무인 탐사선 보이저1호(Voyager I)입니다. 1977년 8월 20일에 발사된 보이저 2호와 함께 같은 해9월 5일에 지구를 출발해서 현재까지 14,400일 이상을 쉼없이 날아가고 있는 보이저 1호는 원래 화성 바깥쪽에 위치한 행성들, 즉 목성, 토성 등의 탐사를 위해서 발사된 탐사위성입니다. 발사시점은 보이저 2호보다 조금 늦지만, 더 짧은 거리로 날아가 앞선 2호를 앞질러 먼저 목성, 토성에 도달했습니다. 


보이저 탐사위성은 목표 행성에 착륙해서 직접적인 탐사를 하는 위성이 아니라, 행성에 근접해 지나가는 동안 사진을 찍어 지구로 전송하는 형태의 탐사선입니다. 착륙선보다는 덜 정확한 탐사를 하게 된다는 단점도 있지만, 하나의 위성으로 여러 행성에 대한 근접 탐사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먼거리를 여행하면서 많은 양의 연료를 탑재할 수가 없기 때문에, 탐사선은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체 동력을 사용하기보다 주변의 중력을 이용해서 궤도를 바꿔가며 항로를 설정하는 데, 이를 스윙바이(swingby) 항법이라고 합니다. 탐사선을 행성의 중력장 끝자락에 의도적으로 접근시키면 행성의 중력에 의해 탐사선이 방향을 바꾸거나, 심지어 가속 또는 감속도 가능한 점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마치 타잔이 여러개의 덩굴을 번갈아 잡으면서 공중 곡예를 하듯이 ‘스윙’하며 날아다니는 것과 같이 탐사선이 행성들의 중력에 의해 추진력을 얻는 것입니다. 


보이저 1호는 발사 2년 뒤인 1979년에 목성, 그리고 이듬해인 1980년에는 토성에 근접하여 성공적으로 관찰 정보를 지구로 전송하였고, 보이저 2호는 목성, 토성 뿐만 아니라 천왕성, 해왕성에 대한 많은 자료를 지구로 전송함으로써, 이들의 1차 목표를 완벽하게 수행하였습니다. 이렇게 1차 임무를 마친 보이저 탐사선들은 예상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동안 수명을 이어가며 지금까지도 충실히 태양계 밖의 신호들을 끊임없이 지구로 보내주고 있습니다. 이들은 방사성 동위원소의 붕괴열을 이용해서 전력을 생성하는 발전기(Radioisotope thermoelectric generator, RTG)를 탑재하고 있는데, 처음 발사될 때 예상되었던 발전기의 수명이 이미 훨씬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장치들이 현재까지 문제없이 작동되고 있습니다. 보이저 1호 탐사선의 경우 2012년에서 2014년 사이에 태양계의 끝자락을 완전히 벗어나 태양계밖으로 나감으로써, 우주 역사상 처음으로 태양계를 벗어난 인간 문명의 작품이 되었습니다. 


보이저 1, 2호에는 행성 탐사라는 본연의 목적과 다른, 매우 흥미로운 것이 담겨 있는데, 이는 ‘코스모스’라는 베스트 셀러의 작가인 천문학자 칼 세이건(Carl Edward Sagan, 1934-1996)의 제안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지구에 관한 많은 정보와 메세지를 담고 있는 LP디스크입니다. 구리로 만들어진 디스크에 금박이 덮여 있기에 ‘골든 레코드’라고 불리는 이 디스크는 플레이어와 함께 탐사선에 담겨져 있고, 지구 여러 곳의 사진, 영어, 한국어를 포함한 55개국의 언어, 여러가지 기호 및 과학적 이론 등이 수록되어 있고, 탐사선 발사 당시의 미국 대통령 등이 녹음한 외계인을 환영하는 메세지도 함께 담겨 있습니다. 실제적으로 탐사선이 발사된 때부터 지금까지 이러한 골든 디스크를 태양계밖 어떤 외계인이 해석하고 지구와의 교신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는 과학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것을 담아서 보낸 의도는 실제 존재하는 외계인과의 교신을 시도하려는 것이라기 보다, 미래에 대한 인류의 꿈, 그리고 그에 대한 상징적 퍼포먼스로서 이해하는 것이 더 옳습니다. LP 디스크라는 것은 이미 우리들에게서도 거의 잊혀져 가는 장비이지만, 발사 당시에는 가장 좋은 저장 매체였습니다. 1977년대에 발사된 탐사선이기에 탐사선에 장착된 장치들은 지금의 첨단 장비들보다는 스타트렉(Star Trek)과 같은 오래된 공상과학영화에 나오는 장치들에 더 비슷합니다. 지금은 거의 잊혀져간 LP디스크에 ‘골든레코드’를 만들어 탑재한 것과 비슷하게, 컴퓨터의 보조기억장치는 카세트 테이프를 사용하고 있고, 시스템을 제어하는 프로그램은 포트란(Fortran)이라는 오래된 언어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제는 음악을 듣는 데에도 더이상 사용하지 않는 카세트 테이프가 컴퓨터의 기억장치로 사용되었다는 것을 믿지 못하는 어린 학생들도 많겠지만, 이는 70년대에서 80년대 중반까지 많이 사용되던 기억장치였습니다.


낡았지만 여전히 우주 최강을 자랑하는 아르카디아호를 타고 우주를 누비는 하록선장과 같이, 보이저 탐사선들은 지금도 태양계밖 먼 우주를 묵묵히 항해하며 지구로부터의 최장거리 여행에 대한 기록을 매분매초 갱신하고 있습니다. 보이저 탐사선들의 현재 위치는 미항공우주국(NASA) 홈페이지에서 실시간으로 찾아볼 수 있는데, 2017년 2월 8일 현재 보이저1호는 지구로부터 206억 킬로미터 떨어진 곳을 지나고 있으며, 이는 지구와 태양과의 거리의 약 138배에 해당하는 먼 거리입니다. 인간의 손길이 이렇게나 먼 곳까지 미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람과 동시에, 이 엄청나다고 느껴지는 거리가 실제로는 관측 가능한 이론적 우주 반경의 0.00000000001%조차 되지 않는 사실에 다시 한번 우주의 경이로움을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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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T coordinator WISSEN - Tuesday, 11 February 2020, 4:29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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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행성 세레스(Ceres)를 탐사하고 있는 탐사선 ‘돈(Dawn)’이 보내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세레스에 자체적으로 합성된 유기물, 즉 생명체의 근원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연구결과가 지난 17일 과학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겨울이면 엄청난 추위를 무릅쓰고, 오로라(aurora)라는 신비한 자연현상을 구경하기 위해 극지방에 가까운 엘로우나이프(Yellowknife)지역을 찾습니다. 물론 겨울에만 오로라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어두운 밤에 오로라 현상을 잘 볼 수 있기 때문에, 밤이 긴 겨울에 오로라 관광을 떠나는 것입니다.”


“골절상을 입거나, 복통이 심하거나, 신체 내부에 문제가 생기면 병원에 가서 X-레이를 찍습니다. 몸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찍는 의료영상 중  X-레이는 가장 유용하며, 가장 흔한 진단 영상법입니다.”


완전히 다른 분야의 전혀 상관없는 것처럼 들리는 이 이야기들이 모두 하나의 공통된 과학적 원리에 의해 가능한 것들이라면 믿으시겠습니까? 이들 세가지 이야기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것들을 가능케 하거나, 많은 자연현상을 이해할 수 있게 해 주는 물리학적 기본 원리는 바로 ‘원자 스펙트럼(Atomic Spectrum)’입니다. 원자 스펙트럼 현상에 대한 설명은 보어의 원자 모델로부터 시작합니다. 닐스 보어(Niels Bohr, 1885-1965)에 의해 제안된 이 원자모델은 전자(electron)들이 중심의 원자핵(nucleus) 주변을 ‘정해진 궤도’, 즉 정해진 에너지 준위(energy level)에서 궤도운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쉽게 설명을 드리자면, 무수히 많은 층을 갖고 있는 아파트가 있는데, 실제 그곳에 전자가 거주할 수 있는 층은 정확하게 정해져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정해진 층은 각각의 원자들의 고유값으로, 마치 인간의 손금과 같은 것으로, 우리가 몇 층에 전자들이 거주하고 있는지를 확인해보면 그 원자가 어느 원자인지를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들이 아파트에서 층을 오갈 때 엘리베이터를 이용한다면, 전자는 그들의 고유한 층을 오가기 위해서는 에너지를 흡수하거나 방출해야 합니다. 아래층에서부터 높은 층으로 올라갈 수록 에너지가 높기 때문에 높은 층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외부로부터 해당하는 에너지를 흡수해야하고, 반대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내려오기 위해서는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외부로 방출하고 내려올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것으로 흐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안정적인 원자 내부의 전자들은 가장 낮은 층에 위치하려고 하는 성질을 갖고, 이렇게 가장 낮은 ‘안정적인’ 에너지 준위만을 갖고 있는 원자를 바닥상태(ground state)에 있다고 말합니다. 이런 바닥상태의 원자에 에너지를 주면, 낮은 층의 전자들이 에너지를 흡수하고 높은 층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에너지를 밖으로 방출하고서 ‘안정적인’ 낮은 층으로 돌아옵니다. 이때 흡수되거나 방출되는 에너지는 전자가 이동하는 층(에너지 준위, energy level)간의 에너지 차이를 갖기 때문에, 이 흡수, 방출되는 에너지값을 측정함으로써 원자가 갖고 있는 층간의 간격을 알 수 있습니다. 원자스펙트럼(atomic spectrum)이란 바로 이렇게 원자에 흡수, 또는 방출되는 에너지들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원자 스펙트럼의 원리는 크게 두가지로 사용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첫번째, 어떤 원자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정확하게 정해진 에너지의 광선이 방출되므로, 원하는 에너지 빔을 만들어 내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병원에서 사용하는 X-레이의 원리입니다. 텅스텐이나 몰리브덴과 같은 금속판에 고전압의 전기에너지를 가하면, 금속원자내의 전자들이 높은 준위로 올라갔다가 다시 안정궤도로 돌아오면서 방출되는 X-선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X-선은 금속의 종류에 따라 특정한 에너지값을 갖기 때문에 특성 엑스선이라고 부릅니다. 두번째로 원자 스펙스럼을 이용하는 방법은 흡수, 또는 방출되는 에너지값을 측정함으로써 그 물질이 어떤 물질인지를 알아내는 방법입니다. 설명드린 바와 같이 원자내부의 에너지 준위들의 차이값은 손금과 같이 고유한 것이라서, 미지의 샘플의 원자스펙스럼을 확인하면, 그 물질이 어떤 원자들로 구성되어 있는지를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왜행성 세레스에 유기물질이 존재한 다는 것을 알게된 이번 연구도 이러한 방법을 이용한 것입니다. ‘돈(Dawn)’이라는 탐사선은 착륙선이 아닌 세레스 주변을 돌고 있는 위성형 탐사선입니다. 세레스 주변을 돌면서 고해상도의 사진을 찍기도 하고, 세레스로부터 방출되어 나오는 많은 정보들을 수집합니다. 이번 결과는 세레스의 ‘에르누테트(Ernutet Crater)’라는 크레이터(분화구) 근처의 적외선영상의 분석결과에서 3.4 마이크로미터의 파장에 해당하는 에너지의 흡수 스펙트럼을 확인하였고, 이 영역의 에너지 흡수는 유기물의 기본이 되는 탄화수소의 존재를 알려주는 것입니다. 이번 연구 결과로 인해, 지구상의 생명체는 지구에서 스스로 생겨난 것인가 아니면 외계로부터 유입된 것인가에 대한 오래된 논쟁이 다시 한번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순수과학을 공부하고, 연구하다보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에 하나가 바로, “그거 공부해서 뭐해?” 입니다. 사실 이러한 질문에 시원한 답을 주기는 쉽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순수과학을 ‘무언가를 위해서’ 연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저 자연에 대한 궁금증에 의해 알게 된 순수과학의 결과물들은 크게 드러나건 그렇지 않건 무수히 많은 분야에서 이용되고 기초가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순수과학을 뭐하러 공부하는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도대체 어느 분야에서 어떤 용도로 사용될지 조차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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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T coordinator WISSEN - Tuesday, 11 February 2020, 4:29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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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캠브리지대학교내 프리스쿨가(Free school lane)에 위치한 고풍스러운 건물은 1900년대 초 고전물리학이 현대물리학으로 바뀌어가던 현대 과학사의 중심에서 그 흐름을 이끌어가던 과학자들의 성지와 같던 곳, 캐빈디시 연구소(Cavendish Laboratory)가 있던 곳입니다. 지금은 현대적 건물로 옮겨져 기초과학분야의 연구를 계속하고 있지만, 중고등학교 과학책에 소개되는 여러 유명한 과학자들이 밤새 실험을 하고, 따뜻한 햇살 아래에서 샌드위치를 먹기도,  저녁이면 맥주 한잔을 기울이며 자신들의 연구결과를 축하하던 역사가 살아 숨쉬는 현장입니다. 


1800년대 이전의 캠브리지대학은 철학과 종교학을 중심으로 한 대학이였기 때문에 자연과학에 크게 집중하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1600년대 후반 수학의 중요성을 주장한 루카스에 의해 루카스 석좌교수가 가르치는 루카스 강좌라는 유명한 제도가 생겨났고, 2대 석좌교수는 유명한 아이작 뉴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연과학은 캠브리지 대학의 주력 연구분야는 아니었던 것입니다. 그러던 대학에 1800년대 중반부터 자연과학에 대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였고, 당시 대학 총장을 맡고 있던 거부 대본셔공(Sir Devon shire) 윌리엄 캐빈디시(William Cavendish)가 전액을 부담하여 설립된 자연과학 전문 연구소가 바로 캐빈디시 연구소입니다. 자신의 재산을 기부하여 연구소를 지은 대본셔공은 캐빈디시 가문의 위대한 과학자 헨리 캐빈디시(수소를 처음으로 발견한 화학자)의 이름을 따서 캐빈디시 연구소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자연과학이 크게 발전되어 있지 않았던 캠브리지 대학에서 자연과학의 중흥을 꿈꾸며 만들어진 연구소이기에 초기의 상황은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과감한 투자와 실력만을 기준으로 꾸려진 교수와 학생들에 의해 연구소는 바로 그 성과를 나타내기 시작했습니다. 캐빈디시 연구소의 초대 소장은 제임스 클락 맥스웰(James Clerk Maxwell, 1831-1879)이었습니다. 전자기학 분야에 많은 연구를 하고 있던 맥스웰은 소장으로 취임한 후, 총장인 대본셔공으로부터 뜻밖의 선물을 받게 되는데, 그것은 대본셔공의 삼촌뻘이었던 헨리 캐빈디시의 개인적인 연구노트들이었습니다. 캐빈디시는 수소를 처음으로 발견한 것으로 가장 유명한 과학자이지만, 그 외에 여러가지 전자기 관련 실험들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갖고 있었는데, 이를 전해 받은 맥스웰은 자신의 연구의 의문점들을 퍼즐 맞추듯 해결할 수 있었고, 1973년 전기, 자기를 통합하는 맥스웰의 전자기학 이론을 완성합니다. 이는 고전물리학에는 뉴튼의 법칙이 있고, 전자기학에는 맥스웰 방정식이 있다고 할만큼 물리학사에 중요한 법칙에 해당합니다. 


안타깝게도 맥스웰은 1879년 48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고, 뒤를 이어 레이라이경(Sir Rayleigh)이 연구소장직을 맞는데, 그는 아르곤(Ar)이라는 물질을 처음으로 발견하고, 또 흑체복사이론(Black-body radiation) 등의 연구를 통해 고전물리학이 현대물리학으로 전환되는 밑거름을 만들어낸 과학자이며, 캐빈디시 연구소에서 노벨상을 받은 첫번째 과학자입니다. 이후 캐빈시디 연구소는 현재까지 레이라이경을 포함하여 무려 29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레이라이경을 이어 3대소장이 된 과학자는 J.J. 톰슨경(Sir Joseph John Thomson)입니다. 톰슨이 소장직을 맡은 것으로부터 당시 캐빈디시 연구소가 다른 무엇보다도 얼마나 잠재력과 능력만을 중시했는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평의회에서 당시 과학계의 큰 반대에도 불구하고 겨우 28세밖에 되지 않은 젊은 과학자를 연구소장으로 선출했던 것입니다. 이는 당신 선후배의 서열을 중시하던 영국 과학계에선 상상하기 힘든 파격적인 결정이었습니다. 음극선(Cathode ray tude)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전자(electron)의 존재를 처음으로 밝혀낸 젊은 과학자의 잠재력에 평의회는 과감함 투자를 했던 것입니다. 이후 전자를 이용한 많은 실험들을 통해서 원자구조에 대한 많은 궁금증을 밝혀낸 톰슨은 노벨상을 수상한 것은 당연한 것이고, 이후 스스로 가르친 수제자, 어니스트 러더포드(Ernst Rutherford, 1871-1937)에게 4대 연구소장자리를 넘겨주며, 그들의 원자 내부에 대한 중대한 실험들을 이어가게 됩니다. 러더포드는 캠브리지에서 톰슨이 지도하에 박사학위를 받고, 잠시 캐나다 몬트리올의 맥길대학교에서 교수생활을 합니다. 약 9년간의 몬트리올 생활후 영국으로 돌아가 캐빈디시 연구소에서 연구를 계속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원자핵을 발견한 공로를 인정받아 역시 노벨상을 수상합니다. 


이후 원자핵 내부의 중성자(neutron)를 발견한 제임스 체드윅(James Chadwick, 1891-1974)를 포함한다면, 우리가 중고등학교에서 배우고 있는 원자의 모형의 대부분은 약 반백년의 세월동안 한 건물에서 연구를 이어간 몇몇의 과학자들에 의해 모두 알려진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역사적인 연구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캐빈디시 연구소의 원동력은 과감한 투자, 실력만 있다면 누구나 기회를 갖고 열심히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 등일 것입니다. 지금은 미국의 거대 연구소들에 밀려 예전에 명성만큼은 아니지만, 아직까지도 캐빈디시 연구소는 세계 최고의 연구소라는 자부심 속에 수많은 자연과학적 수수께끼를 풀어내기 위해 많은 연구원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Magna opera Domini exquisita in omnes voluntates ejus’


‘신의 작품은 위대하다. 그 모든 것을 찾아내려는 노력 자체에 즐거움이 있다.’


옛 캐빈디시 연구소 건물 정문 위에 적혀있는 이 라틴어 문구가 그들이 왜 그렇게 자연과학에 몰두하는지를 알려주는 정답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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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T coordinator WISSEN - Tuesday, 11 February 2020, 4:26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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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활성 기체란 화학 주기율표에서 가장 오른쪽 세로열에 위치한 원소들을 말합니다. 이들은 원자의 가장 바깥쪽 껍질에 위치할 수 있는 전자들이 자리를 꽉 채우고 있어서 다른 원소들과 화학반응하기가 어려운 성질을 갖습니다. 화학반응이 어렵다는 것은 그만큼 안정적이라는 뜻이고, 폭발을 하거나 화학변화를 일으킬 것에 대한 걱정을 덜 해도 된다는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화학반응이 일어나면 안되는 곳이나, 폭발의 위험이 있는 곳을 채우는 기체로 자주 사용됩니다. 


기체 중에 가장 가벼운 기체는 당연히 크기가 가장 작은 원소로 이루어진 수소 기체입니다. 풍선을 만들어서 높이 띄울 때에 풍선 바깥쪽 공기와 풍선 안쪽 공기의 무게 차이에 의해 풍선이 올라가는 원리를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수소 기체를 사용하는 것이 효율적으로 가장 좋습니다. 하지만, 파티용 풍선을 채울 때도, 커다란 비행선을 띄울 때에도 수소 기체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두번째로 가벼운 헬륨 기체를 이용합니다. 밀도 차에 대한 원리에 대해선 수소 기체를 이길 수 없지만, 수소 기체는 폭발성이 매우 강한 위험 물질이기 때문에 수소 기체로 비행선을 채운다는 것은 거대한 폭탄을 공기 중에 띄우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에 무게는 조금 더 무겁지만 훨씬 더 안정한 비활성 기체인 헬륨 기체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형광등의 내부에 들어있는 기체의 대부분도 비활성기체중 하나인 아르곤(Ar) 기체로 채워져 있습니다. 형광등은 전극에서 방출된 전자가 수은 원자와 충돌하면서 빛을 방출하는 원리를 이용하는데, 전자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충돌에너지를 전달받는 기체가 불안정하다면 흡수한 에너지로 화학반응을 일으켜 변형되거나 자칫하면 폭발의 위험도 갖게 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안정적인 비활성 기체 중 하나인 아르곤 기체를 채워 놓은 것입니다. 아르곤이라는 이름은 그리스어 ‘argos’에서 유래된 것인데, 이는 ‘게으름 뱅이’라는 의미로 화학반응을 잘 하지 않는 성질에 의해 얻어진 이름입니다. 요즘은  LED의  등장에 의해 거의 사라져서 보기 힘들지만, 예전 도심의 거리를 수놓던 간판에 사용되던 네온 사인 역시 그 내부에 비활성 기체들을 갖고 있습니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이 네온(Ne)이기 때문에 네온 사인이라고 불리지만 원하는 색에 따라 다양한 비활성 기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네온은 주로 주황색, 헬륨 기체를 사용하면 밝은 붉은색, 제논(Xe)은 푸른 색의 사인을 만들어 내는 데에 사용되곤 합니다. 이들 모두 비활성 기체들로 강한 전기적 에너지를 받아도 빛을 방출하는 작용을 할 뿐, 화학적으로는 안정적이기 때문에 안심하고 널리 이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1960년대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이러한 비활성기체는 전혀 화학반응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래서 이들을 영어로는 ‘inert gas’ 즉 화학반응을 전혀 하지 않는 기체라고 불렀습니다. 하지만, 1962년 전혀 화학반응을 안할 것이라고 믿고 있던 비활성 기체 중 하나인 제논(Xe)을 이용해서 화학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증명해낸 화학자가 나타나면서 전세계의 화학 학계가 발칵 뒤집히게 되는데, 이러한 실험을 성공해 낸 화학자는 바로 캐나다 밴쿠버 UBC 화학과의 네일 바트렛(Neil Bartlett, 1932-2008) 교수였습니다. 그는 플래티넘 헥사플로라이드(platinum hexafluoride)에 제논 기체를 불어 넣으면 제논 헥사플로로플래티타이트(Xenon hexafluroplatinate)라는 가루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처음으로 발견함으로써 비활성 기체인 제논이 화학반응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증명해 낸 것입니다. 그 결과, 절대 화학반응을 하지 못하는 기체들이라는 의미의 ‘inert gas’라는 이름을 더이상 쓸 수 없게 되어, 이후 모든 화학 교과서들은 안정적인 기체라는 의미의 ‘noble gas’라는 이름을 대신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바트렛 교수는 1958년부터 1969년까지 UBC에서 교수로 재직하였고, 이후 프린스턴 대학, UC 버클리 등의 대학에서 연구를 계속한 후 1999년 교직에서 퇴임한 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여생을 보냈습니다.  


많은 분들이 캐나다의 과학기술 및 연구 수준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계시지만, 캐나다의 McGill,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그리고 University of Toronto 등의 대학들은 오래 전부터 전 세계 과학사에 굵직한 업적들을 이루어온 저력 있는 대학들이며 지금도 그 어느 곳에도 뒤지지 않는 중요한 연구들을 여러분야에서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50년전 한 젊은 과학자가 밴쿠버의 작은 연구실에서 전 세계의 화학 교과서의 내용을 바꿔버리는 실험을 이루어 낸 것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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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T coordinator WISSEN - Tuesday, 11 February 2020, 4:26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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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식에 관련된 이야기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단연 원소를 꼽으라면 짠맛을 내는 나트륨(Na)이 일등으로 꼽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하지만, 나트륨만큼이나 인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원소 중 하나가 칼륨(kalium)입니다. 원소기호 “K”가 라틴어 칼륨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한국에서 불리는 이름은 칼륨이지만, 공식적인 화학명칭은 포테시움(potassium)이며, 원자번호는 19번이고 물에 잘 녹는 수용성 원소로 거의 모든 종류의 자연 식품에 포함되어 있는 원소입니다.


칼륨은 우리 몸의 세포들에게는 애증관계의 연인과 같아서 세포들의 필수 대사를 위해 없어서는 안되는 원소인 동시에, 너무 과한 경우 또다른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위험물질이 될 수 있습니다. 칼륨은 앞서 등장한 나트륨과 매우 비슷한 화학성질을 갖습니다. 화학성질이 비슷하다는 것은 세포내에서 비슷한 화학결합을 만들 수 있다는 것, 즉, 나트륨을 칼륨으로 반대로 칼륨을 나트륨으로 치환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실제로 칼륨이 중요한 이유는 체내의 나트륨의 양을 조절하는 데에 칼륨이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칼륨은 세포내의 수분을 밖으로 방출하는 반면, 나트륨은 세포내의 수분양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그로 인해서 혈관내의 수분을 밖으로 내보내는 칼륨은 혈압을 낮추는 작용을하고, 반대로 나트륨은 혈압을 상승시키는 요인이 됩니다.  세포의 껍질은 나트륨과 칼륨으로 이루어진 나트륨-칼륨 펌프(Na+/K+-ATPase)라는 기능을 갖고 있는데, 이 기능에 의해 세포는 지속적으로 세포내에 축적되는 나트륨을 밖으로 배출해내고, 그 대신 칼륨을 세포 안으로 끌고 들어갑니다. 즉, 세포 주변에 적당량의 칼륨이 없다라면 세포 내의 다량의 나트륨을 밖으로 배출할 수 없기 때문에 혈압 상승이 지속되고, 고혈압 등의 질병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칼륨은 이러한 대사작용을 통해서 대부분 세포 내부에 존재하는 데, 세포 바깥쪽에 칼륨이 일정 농도 이상 있게 되면 손발이 저리거나 심한 경우 마비 증상을 동반할 수 있는 고칼륨혈증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다행이 이렇게 세포 밖에 남아있는 여분의 칼륨은 신장기능에 이상이 없는 건강한 사람들인 경우 신장을 통해서 소변으로 배출됩니다. 하지만, 신장기능이 저하되어 있는 신장질환 환자들에게는 고칼륨혈증은 매우 심각한 문제이기에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신장기능의 이상으로 인해 칼륨을 체외로 배출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 안타깝지만, 칼륨 섭취를 제한하여 잉여로 남는 칼륨을 억제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예방책이 없습니다. 이 경우, 칼륨의 농도가 부족하여 나트륨을 세포에서 방출하는 나트륨-칼륨 펌프기능 자체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나트륨의 섭취를 함께 억제해야 합니다. 나트륨은 저염식을 통해서 제어를 하는 것이 어느정도 가능하지만, 칼륨은 앞서 말씀 드린대로 대부분의 자연 식품에 들어있기 때문에, 식이요법을 하는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미국 신장 질환 단체 (National Kidney Foundation, NKF)에서는 칼륨 함유량이 높은 음식들과 낮은 음식들을 분류하여 환자들이 현명한 식이요법을 하는데 참고할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이 단체에서 발표한 목록에 따르면 바나나, 아보카도, 멜론 등의 과일, 생브로콜리, 시금치, 근대 등의 녹황색 채소 등은 칼륨 함유량이 높기 때문에 비록 건강식품들에 속하지만 피해야하고, 가지, 콩나물, 양배추 등의 야채, 사과, 블랙베리, 블루베리 등의 과일 등은 상대적으로 칼륨 함유량이 낮기 때문에 자주 먹어도 되는 음식들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칼륨 함유량이 높은 음식들이 몸에 안좋은 음식들이라면 차라리 괜찮을 텐데, 위에 열거한 몇몇의 음식들만 봐도 알 수있 듯이 대부분은 몸에 좋은 건강식품으로 분류되는 음식들입니다. 그러다보니 어쩔 수 없이 섭취해야 할 경우도 있는데, 이럴 경우 찬물에 오래 담가두어 수용성인 칼륨을 최대한 빼내고 먹기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신장이 안좋으신 분들이 조심하셔야 할 것은 나트륨의 함유를 낮춘 저염소금이나 저염간장을 찾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저염을 만들기 위해 나트륨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반대로 칼륨량이 증가하게 되기 때문에 신장질환 환자에게는 더 좋지 않다는 것입니다. 

신장 질환의 경우는 심각한 수준이 되기 전에는 크게 들어나는 증상이 없기 때문에 자각하지 않은 상태에서 몸에 좋다는 건강식품들을 챙겨먹은 것들이 더 질병을 키우는 독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신장 질환 가족력이 있는 분들이나 연세가 있으신 어르신들은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으셔서 미리미리 예방을 하시고 증상이 발견되는 경우 최대한 초기에 대응하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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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T coordinator WISSEN - Tuesday, 11 February 2020, 4:25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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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중이던 연예인이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이송되고, 길거리에서 급작스럽게 쓰러지신 어르신을 주변에 있던 의인들이 도와준 덕분에 큰 불상사를 막을 수 있었다는 등의 이야기들은 요즘 심심치 않게 신문의 기사 또는 SNS의 글 등으로 접할 수 있는 이야기들입니다. 이렇게 갑자기 실신을 하는 이유는 뇌졸증이나 심장마비 등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여러 원인 중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문제이면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원인 중 미주 신경성 실신(vasovagal syncope)이라는 증상이 있습니다. 


사람의 신경계는 크게 중추신경계, 말초신경계, 그리고 자율신경계로 나뉘는데, 미주신경(vague nerve)은 

쌍으로 이루어진 12개의 뇌신경들 중 열번째에 해당하는 신경으로 자율신경계 중의 하나입니다. 자율신경계란 말 그대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율적으로 신체기관을 조절하는 신경계를 말하는 것으로 뇌의 중심부에 위치한 간뇌의 아래부분에 기본적인 콘트롤 센터를 갖고 있는 신경계입니다. 이러한 자율신경계는 크게 교감신경(sympathetic nervous system)과 부교감신경(parasympathetic nervous system)으로 나뉘는데, 교감신경은 신체기관, 근육 등에 자극을 증가하고, 반대로 부교감신경은 이들을 억제하는 작용을 합니다. 교감신경이 작용하면, 우리의 신체는 활발히 움직이고, 근육의 사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산소와 에너지를 충분히 공급하는 반면, 부교감신경의 작동은 긴장을 이완시키고 뇌를 수동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효과를 갖습니다. 


전체적으로 활동을 억제하는 효과를 갖는 부교감신경 중의 하나인 미주신경은 심장, 폐, 위 등의 장기와 연결되어 있는 체성 신경계입니다. 즉, 미주신경이 활성화되면 심장, 폐, 위 등 장기의 활동을 저하되게 됩니다. 이러한 미주신경이 일반적인 사람들보다 심하게 민감한 사람들은 장기간 서있거나, 여러가지 이유로 스트레스지수가 높아지는 경우, 미주신경의 비정상적인 작동으로 인해 혈압이 급격히 낮아져 뇌로 가는 혈류량이 부족해지고, 이로 인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고 실신을 하게 되는데, 이를 ‘미주신경성실신’이라고 부릅니다. 


미주신경성실신이 오는 경우, 뇌가 순간적으로 작동을 멈추는 것과 같으므로 준비할 틈도 없이 바로 실신하여 쓰러지게 됩니다. 뇌졸증에 의한 실신과 미주신경성실신이 다른 점은 일반적으로 10여초내에 스스로 깨어나 일어설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미주신경이 안정화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바로 일어나면 다시 실신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심장박동이나 어지럼증 등이 완전히 회복되는 것이 느껴질 때까지는 그대로 누워있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미주신경의 경우는 일반적으로 뇌의 상태에는 문제가 없기 때문에 신경과에서 진단을 받을 경우 이상이 없는 경우로 나오는 경우가 많아 진단이 어렵고 대부분 심장 혈관 관련 과에서 진단이 가능합니다. 일단 미주신경성실신이 의심되는 경우, 병원에서는 몸을 완전히 세운 상태, 70도 정도 기울인 상태, 그리고 아드레날린수치를 높였을 때의 혈압과 맥박을 체크하는 ‘기립경 검사’를 하게 됩니다. 미주신경이 심하게 민감한 환자들의 경우에는 기립경 검사중 약물을 주입하여 아드레날린 수치를 높이지 않은 상태에서도 어지럼증을 호소하거나 실신 증세를 보이기도 합니다. 


아주 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증상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특별한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 의학계의 일반적인 의견입니다. 하지만, 일상생활중에 어지럽거나 빈혈 증세 등의 전조증상이 느껴지면 바로 앉거나 누워서 안정을 취해야 합니다. 미주신경성실신에 가장 안좋은 것은 스트레스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급적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데, 이는 정신적인 스트레스 뿐만 아니라, 육체적인 스트레스도 포함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소변을 너무 오래 참는다면 방광 근육이 팽창하면서 육체적 스트레스가 증가하며 그 결과 부교감신경이 흥분되어 혈압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목욕탕에서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체온의 급격한 변화를 주는 것 또한 미주신경성실신을 일으킬 위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미주신경이 민감하다는 것 자체가 다른 큰 병과 연관된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하지만, 미주신경성실신에 의해 갑자기 길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경우 쓰러지면서 뇌진탕이나 타박상으로 크게 다칠 위험이 있으니 가볍게 볼 증상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이 스트레스에 민감하거나, 더 나아가 스트레스에 의해 어지럼증을 느낀 경험이 있다면, 한번쯤 미주신경성실신에 대한 진단을 받아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현대 사회에서 갑자기 겪을 수 있는 미주신경성실신 증세. 정확한 진단으로 가능성을 미리 알고 미리미리 예방하는 것이 현명한 대처 방법일 것입니다. 


[ Modified: Tuesday, 11 February 2020, 4:25 P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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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T coordinator WISSEN - Tuesday, 11 February 2020, 4:25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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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정 : 일정한 기준을 가지고 물건의 양을 수치화하는 작업 (Wikipedia)


과학적 탐구의 기본은 측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측정은 ‘크다, 작다, 길다, 짧다’라는 정성적(qualitative) 비교가 아니라 정확한 수치를 이용한 정량적(quantitative) 분석을 의미합니다. 정확한 측정은 올바른 분석의 기초가 되고, 올바른 분석은 과학적 결론의 근거가 됩니다. 측정의 기본이 ‘수치화'에 있기 때문에, 수량의 표기가 중요하다고 생각되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단위(unit)’입니다. 가끔 학생들이 단위를 쓰지 않아서 감점을 당했다며, 선생님이 너무 매정하게 점수를 매긴다고 불만을 이야기합니다. 그럴 때마다 제 대답은 빵점을 준게 아니라, 감점을 받은 것에 감사하라는 것입니다. 과학에서 단위가 없는 숫자는 아무것도 없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막대기의 길이가 10이라고 표시하면, 이 막대기의 길이가 얼마인지 가늠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10cm인지, 10m인지 알 수 있는 길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비단 과학에서만이 아니라 인간은 삶의 모든 곳에서 측정과 수량화를 위해 단위를 사용하며 살아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위의 역사는 거의 인간이 글을 사용하기 시작한 역사와 같습니다. 초기의 단위들은 주로 일상 생활에서 자주 사용되는 용기나 신체의 일부 등을 이용해서 정해졌습니다. 미국에서 자주 사용하는 길이를 측정하는 단위인 피트(feet)는 단어 자체에서 알 수 있듯이 성인 남성의 발 길이를 기준으로 정해졌습니다. 인치(inch)라는 단위는 피트의 12분의 1에 해당하는 길이로 12분의 1을 뜻하는 라틴어 unica에서 파생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 속담의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의 ‘되’와 ‘말’은 각각 ‘섬'이라는 단위의 백분의 일, 십분의 일에 해당하는 단위입니다. 그리고 ‘섬’은 새끼줄을 꼬아서 만든 쌀가마니 하나에 해당하는 부피를 뜻합니다. 이렇듯 생활에 자주 사용되는 신체부위나 도구의 크기를 이용해서 단위가 만들어지다 보니, 지역마다 각각 다른 단위를 사용하기도 하고, 또 단위의 정확한 정의를 내리기 힘든 문제가 있습니다. 성인의 발크기는 사람마다 다르니 ‘피트'의 기준이 오락가락하고, 피트에서 파생된 모든 단위들이 모호하게 되는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국제 과학계는 서로 과학적 측정에서 사용되는 단위를 통일하고, 또 그 기준을 정확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오고 있습니다.


길이의 기본 단위로 사용되는 단위는 ‘미터(m)’입니다. 1790년 프랑스 정부에 의해 처음 표준화된 미터단위는 지구의 적도에서 북극점까지의 거리를 정확하게 10,000 km라고 정의하고 그 길이의 천만분의 일(1/10,000,000)에 해당하는 길이를 1미터라고 정했습니다. 이후 황동, 백금, 이리듐 등으로 만들어진 1미터 길이의 막대기를 미터원기라고 제작하고, 이 막대의 길이를 오차없는 정확한 1미터라고 정의했습니다. 하지만, 금속의 길이는 온도, 습도 등에 의해  미세한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에, 다른 방법으로 길이를 정의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었습니다. 1960년대에는 원자의 복사파장을 이용하는 방법이 제안되기도 하였고, 현재는 빛을 이용해서 정의하고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후 현재 과학계는 빛의 속도를 변하지 않는 원천적인 상수(constant value)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변하지 않는 상수인 빛의 속도를 이용해서 정의된 길이 역시 변화하지 않는 값으로 볼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서 착안된 방법입니다. 이러한 근거를 바탕으로 현재의 1미터는 진공상태에서 빛이 1/299,792,458초 동안 진행한 거리로 정의되어 있습니다. 


완벽한 상수인 빛의 속도를 이용해서 1미터에 대한 정의를 멋지게 해결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 정의는 또 다른 문제를 불러옵니다. 바로 1초를 어떻게 정의하는가입니다. 1초가 정확히 정의되지 않는 다면, 1미터를 정의하기 위해 사용되는 저 엄청나게 정밀한 시간간격을 이야기하는 것이 무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원래 시간의 단위는 지구의 자전을 이용하여 정의되었습니다. 하지만, 적도와 북극점까지의 거리를 이용한 거리의 정의가 모호하듯이 이러한 시간의 기준 역시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현재는 원자의 에너지 준위를 이용한 방법을 이용합니다. 조금은 복잡한 이야기이지만 가능한 쉽게 설명을 드려보겠습니다. 모든 원자들은 전자들이 위치할 수 있는 에너지 준위(energy level)라는 계단들이 있습니다. 전자들은 그 계단들에만 위치할 수 있는데, 그 계단 간격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흡수하면 윗계간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계단 간격에 해당하는 에너지는 빛으로부터 전자에게 전달되는데, 이 때 이용되는 빛의 에너지는 그에 상응하는 진동수라는 값을 갖습니다. 여기서 진동수(frequency)는 시간당 몇번의 떨림이 있는가에 대한 값으로, 그 값의 역수를 취하면 한번 떨림을 만드는데 필요한 시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을 연결시켜보면 원자의 에너지 준위들이 간격은 일정 시간간격으로 환산될 수 있습니다. 현재의 1초라는 시간 간격은 세슘-133(Caesium-133) 원자의 안정된 상태에서 세번째와 네번째 에너지 준위 간격에 해당하는 시간 간격으로 정의된 값입니다. 많은 원자들 중 세슘-133을 이용한 이유는 기준을 정할 당시에 가장 정확한 측정이 가능한 원자였기 때문입니다.


조금 복잡한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하지만, 어쨋든 길이와 시간은 위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오차가 없는 값을 기준으로 개념적으로 정의된 단위들입니다. 그것을 어떻게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느냐라는 문제는 일단 접어둔다면, 적어도 그 정의 자체는 변화지 않는 값으로 결정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비해, 아직도 조금은 주먹구구식으로 남아있는 단위도 있는데, 바로 질량(Mass)에 대한 기준입니다. 질량의 기본 단위는 킬로그램(kilogram)입니다. 1kg이라는 기준은 복잡한 과학적 원리로 정의된 것이 아닙니다. 대신, 백금-이리듐 합금으로 만들어진 원통형 기둥의 질량으로 정의되어있습니다. 이는 1889년 국제 도량형총회에서 결정된 것으로, 이렇게 제작된 국제원기는 프랑스에 있는 국제도량형국(Bureau international des poids et mesures, BIPM) 금고안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이 원기 ‘덩어리'의 질량이 변하는 것을 막기위해 삼중으로 차단된 유리 용기 내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질량원리에 대해서 세계 최고의 과학자들에 의해 전혀 과학자스럽지 않은 일들이 벌어진다는 것입니다. 원기의 질량이 변화하지 않고 잘 유지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원기의 질량을 주기적으로 체크해야합니다. 하지만, 원기를 자꾸 사용하면 그로 인해 질량이 변화될 수 있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실수로 떨어트리기라도 하는 날이면 과학계의 큰 재앙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국제도량형국은 금고에 보관되어 있는 원기와 똑같이 제작된 모조품을 몇개 만들어두고, 주기적으로 진품대신 모조품들의 질량을 체크합니다. 진품의 상태를 모조품을 측정해서 유추한다는 매우 우스운 일인 것입니다. 이것이 매우 모순된 우스꽝스러운 방법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원기의 보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물론 해결책을 찾기위한 노력도 지속되어왔습니다. 다년간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해온 과학계는 2011년 제 24차 총회에서 100년 이상 보관된 질량 원기를 파기하고, 새로운 방법으로 질량을 정의할 것이라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현재는 ‘아보가드로 프로젝트’,  또는 ‘와트저울'이라는 두 가지 방법으로 질량을 정의하는 방법 등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필통에 넣어다니는 작은 자에 적혀있는 센티미터, 몸무게를 측정할 때 사용되는 킬로그램이라는 단위, 시계를 볼 때마다 읽게 되는 초 단위. 일상 생활에 쉽게 사용되는 이러한 단위들이 사실은 엄청나게 복잡한 과학적 근거에 의해 정의되는 값들이라는 사실은 적잖이 놀라운 사실입니다. 어찌보면, 굳이 그렇게 정확하게 정해야하는 것들인가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1미터를 정확하게 함은 그로부터 파생되는 모든 길이들을 정의함을 의미합니다. 1센티미터를 생각하면 별 의미없는 것으로 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0.0000000001미터라는 길이도 1미터의 기준으로부터  출발합니다. 기준이 흔들려버리면, 저렇게 작은 단위는 측정값의 의미를 갖을 수 없게 되며, 그렇다면, 원자보다 작은 세계의 물질들에 대한 측정은 모두 측정이 아닌게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쓸데없어 보이는 것과 같은 단위의 정의가 모든 과학의 근간을 정해주는 중심축이 되는 이유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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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T coordinator WISSEN - Tuesday, 11 February 2020, 4:21 PM
Anyone in the world

2017년 6월 16일자 과학 전문 논문지 사이언스(Science) 356호지의 표지에는 지구 밖에 떠있는 인공위성이 지구의 두 지점으로 붉은 레이저를 발사하고 있는 모습이 실렸습니다. 이 그림의 주인공은 중국의 양자통신위성 ‘모쯔(Micious)’호 입니다. 모쯔호는 지난해 8월 16일 중국의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창정2D 로켓에 실려 발사되었습니다. 모쯔라는 이름은 한국식 한자 발음으로는 ‘묵자'이고, 기원전 5세기 춘추전국시대의 사상가이자 과학자로 알려진 ‘묵자(墨子)’의 이름을 딴 것이라고 합니다. 해당 논문지에는 중국과학원의 연구팀이 모쯔 양자통신 위성을 이용하여 1203 km 떨어진 두 곳에서 양자정보를 ‘순간' 이동시키는 실험에 성공했다는 논문이 실렸습니다.


탐사선이 태양계 밖에서 보내는 신호도 받을 수 있는 시대입니다. 이런 시대에 겨우 1200 km 떨어진 곳에서 통신을 성공했다는 것이 뭐가 그렇게 대단한 것일까요? 여기서 대단한 것은 통신의 성공이 아니라 ‘순간'적인 통신의 성공입니다. 신호라는 것은 한 곳에서 출발해서 다른 곳으로 전달되는 것이기에 시간차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전선을 따라 전달되는 전기신호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빛을 이용하는 가장 빠른 신호 체계의 경우에도 거리에 따른 시간차가 생깁니다. 빛의 속도로 움직인다해도 태양에서 지구에 도달하기까지 8분 여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즉, 태양에서 신호를 보낸다면 8분 뒤에 지구에서 그 신호를 받게 됩니다. 명왕성(Pluto)을 탐사하는 뉴호라이즌스(New Horizons)가 보내는 신호들은 지구에 도착할 때까지 4시간 20여분이 걸립니다. 북극성은 지구로부터 약 1000광년(1광년 : 빛이 1년동안 직진해서 도달할 수 있는 거리) 떨어진 곳에 있으니, 오늘 밤하늘에서 북극성을 보신다면 1000년전 북극성을 출발한 빛을 보신 것입니다. 


이렇듯 현존하는 모든 신호체계가 근본적으로 시간차를 갖을 수 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순간'적인 신호이동이 가능한 것은 양자얽힘(Quantum entanglement)라는 원리 덕분입니다. 양자얽힘은 1964년 영국의 물리학자 존 스튜어트 벨(John Stewart Bell, 1928-1990)에 의해 처음 발표되었습니다. 양자얽힘에 따르면, 매우 작은 두 입자들이 어떤 특별한 관계, 즉 얽힘을 갖게 만든 후, 한쪽의 상태를 변화시키면 다른 입자의 상태가 자동적으로 변화하게 됩니다. 마치 자석의 N극과 S극 관계와 같다고 상상할 수 있습니다. 두 자석을 서로 잡아당길 수 있는, 하지만 완전히 붙지는 않을 거리에 위치시키고, 한쪽 자석으로 돌리면 다른쪽 자석이 함께 움직이는 모습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특이한 점은 자석은 일정 거리를 벗어나 서로 잡아당기는 인력(attractive force)이 약해지면, 이런 식의 얽힘은 더이상 만들어 낼 수 없는 것과 달리 양자얽힘은 거리에 무관하다는 것입니다. 또한 얽힘에 의한 상태변화는 빛에 의한 신호전송이 아니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동시적으로' 일어나는 변화입니다. 그러므로 먼거리에서 양자얽힘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두 양자적으로 얽힌 입자들을 먼 거리에 옮겨 놓은 후 양쪽의 상태변화를 통해서 신호를 주고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마치 서울에서 자석을 돌렸을 때, ‘동시적으로' 밴쿠버에 있는 자석이 돌아감을 관측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아, 서울의 자석이 돌아갔구나'라는 사실을 바로 알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벨이 처음 양자얽힘을 이야기할 때에는 실험적으로 증명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는 이론적 계산에 의해 양자얽힘을 나타내는 수학적 식을 증명했는데, 그 방정식 내에 거리에 대한 인자가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인 것입니다. 워낙 다른 물리학적 이론과 일치하지 않는 이론이기 때문에 발표 당시에도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아인슈타인이 양자얽힘을 ‘원격으로 이루어지는 유령의 장난(spooky actions at a distance)’이라고 폄하하듯 이야기했다는 말도 전해집니다. 하지만, 70년대 이후 많은 실험을 통해서 양자얽힘 현상은 잘못된 계산이 아니라 실제 존재하는 물리적 현상임이 밝혀졌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실험실에서 바로 옆 테이블, 옆 연구실 등으로 분리된 두 입자가 양자얽힘에 의해 순간적으로 상태를 바꾸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지난 5-6년간 각국의 연구팀들은 수 미터에서 멀리는 수십 킬로미터 간격에서 양자얽힘을 이용한 통신을 확인했습니다. 원리적으로 거리에 전혀 상관없이 정보교환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두 입자간의 간격을 늘리는 것이 힘들었던 이유는 얽힘에 의한 상태변화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아주 작은 입자의 양자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먼거리로 보내는 것 자체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연구팀은 인공위성을 이용해 대기권밖에서 레이저를 이용해 광양자(광자, photon)를 전송함으로써 1000 km가 넘는 거리로 전송을 가능하게 한 것입니다. 


양자통신은 순간적인 정보교환이 가능하다는 것과 더불어 보안상의 엄청난 장점을 갖습니다. 양자상태라는 것은, 조금 모호하게 들릴 수 있지만, 측정과 함께 상태가 결정됩니다. 즉, 1과 0의 상태가 측정전까지는 동시에 50 퍼센트의 확률로 동시에 존재하다가 측정의 순간 1 또는 0의 결과를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더 쉽게 표현하면 측정함이 곧 결과를 결정하게 됩니다. 즉, 정보의 전달 중에 누군가가 그 정보를 해킹하려 한다면, 해킹을 하려는 시도로 인해 정보자체가 변화하고, 이미 해킹된 정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양자 통신은 근본적으로 해킹이 불가능한 가장 안전한 정보교환방식이 될 것이라고 기대됩니다. 


중국 연구팀의 결과로 지금 바로 꿈의 양자통신의 시대가 열리는 것은 아닙니다.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이번 양자 전송의 성공은 약 600만개의 입자를 전송한 가운데 단 하나의 신호만이 도착한 것입니다. 아직은 확실한 성공이라고 볼 수 없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꿈의 통신기능의 가능성을 보여준 초석과 같은 연구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계속 진행될 모쯔호를 이용한 실험과 다른 여러 연구팀들의 실험들을 통해 머지 않아 양자통신이 지금의 LTE 무선 통신과 같이 널리 사용되는 날이 곧 올 것이라 기대합니다. 제가 어릴 때만 해도 해외 전화통화를 하면 전파가 상대방에게 도달하는 시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대화중에 약간의 기다림이 항상 있었습니다. 지금의 어린 아이들은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언젠가 머지 않은 미래에는 LTE가 무엇이고, 왜 정보를 도난당할 수도 있다는 걱정을 했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세대가 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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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T coordinator WISSEN - Tuesday, 11 February 2020, 4:18 PM
Anyone in the world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 사는 삶을 생각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저희 가족은 여름이면 자주 캠핑을 떠나곤 합니다. 캠핑을 갈 때에도,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캠핑장을 갈 때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따라서 준비해야하는 것들에 많은 차이가 납니다. 하물며, 일상 생활에서 전기를 전혀 사용할 수 없을 때 감당해야 하는 불편함은 상상하기 조차 힘들 것 같습니다. 인류가 전기를 사용한 역사는 매우 오래되었습니다. 중국의 고문서, 이집트의 기록 등에도 정전기에 대한 기록이 나오며, 기원전 600년경 고대 그리스 철학자 탈레스는 호박(amber)을 문지르면 작은 물체가 달라붙는 마찰전기현상을 발견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과학적 지식이 뒷받침되지 않았던 시대이기 때문에 탈레스는 그 현상이 물체 내부에 영혼이 있고, 마찰을 일으킬 경우 그 영혼이 깨어나 다른 물체를 잡아당기는 것이라는 식으로 이해를 했습니다. 전혀 근거 없는 설명이기는 하지만, 마찰전기를 관찰한 기록으로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전기(electricity), 전자(electron) 등의 이름의 어원이 바로 ‘호박'의 라틴어 ‘electrum’에서 비롯된 것도 이러한 역사적 배경 덕분입니다. 


오랜 기간 인류는 전기라는 것이 자연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것을 마음대로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기원전에도 알려져 있는 전기이지만, 거의 2000년이 지난 1700년대까지도 전기라는 것은 마찰로 만들어지는 정전기가 있고, 이를 이용해서 빛을 내는 불꽃방전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외에는 크게 알려지지 못했습니다. 1746년 네델란드 라이덴대학에서 유리병에 전기를 모아두는 데 성공하였고, 이것이 라이덴병이라고 불리는 세계 최초의 축전지, 즉 전기를 모아두는 장치입니다. 정말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겨우 전기를 모으는 방법을 알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오랜 기간 베일에 싸여있던 전기에 대한 것들이 조금씩 알려진 것은 1791년 이탈리아의 생의학자 루이지 갈바니(Luigi Aloisio Galvani, 1737-1798)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갈바니는 개구리를 해부하던 중 뒷다리가 해부도구에 닿자 경련을 일으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이것이 개구리의 생체 내부에 전기를 일으키는 발생장치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정전기를 만질 때 감전이 되는 것이 외부에서 전기가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일정 조건이 만족되면 생체 내에서 전기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당시에는 이미 알려진 전기뱀장어 등의 존재와 함께 꽤나 설득력이 있는 설명이라고 받아들여졌습니다. 


하지만, 모든 과학자들이 갈바니의 주장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갈바니의 절친이었던 또 다른 이탈리아의 과학자 알레산드로 볼타(Alessandro Volta, 1745-1827)는 많은 다른 실험들을 통해 전기가 발생되는 데에 있어서 생체조직은 꼭 필요한 부분이 아니라며 갈바니의 생체전기이론에 반기를 들기 시작합니다. 이후 많은 실험을 반복한 후 1800년 드디어 ‘ 볼타의 전기더미(Voltaic pile)’라는 이름의 세계 최초의 전지(battery)를 만드는데 성공합니다. 볼타의 전기더미는 개구리와 같은 생체조직은 사용하지 않고, 원판모양의 은(Ag)과 아연(Zn)판을 전해질을 적신 천사이에 끼워 여러층으로 쌓은 ‘더미' 형태를 가지고 있었으며, 이는 마치 건전지 여러개를 직렬로 연결해 놓은 것과 같은 원리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볼타 전지의 발견은 전기가 생체가 아니라 금속판들을 연결함으로써 만들어진다는 것을 발견한 것과 함께, 라이덴병에 모아진 전기처럼 가두어진 전기가 아니라 한쪽에서 다른 한쪽으로 흐르는 전기, 즉 전류(current)를 만들어 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볼타가 전지를 처음 만들어냈을 당시에는 전기회로라는 것이 없던 시절이니, 전류의 세기를 재기 위한 측정도구가 있을리 만무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볼타는 얼마나 센 전류가 흐르는 지를 직접 자신의 몸에 감전을 시켜 보며 측정을 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장하석박사의 쓴 ‘과학, 철학을 만나다'라는 책에 따르면, 볼타가 눈 주변에 전기를 흐르게 한 후, 눈 앞에 불꽃이 튀는 것을 보기도 했다는 식의 설명을 했다고 합니다. 지금도 건전지의 전압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하는 ‘볼트(Volt)’라는 단위가 볼타의 이름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전기의 흐름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전기 발생장치가 만들어진 이후, 전기에 관련된 연구는 빠르게 이루어지고, 1800년대에는 전구 등이 발명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실제 전류의 주인공인 전자(electron)의 발견이 1897년에 이루어진 것이니, 전구, 축음기 등의 초기의 전기기구의 발명은 전자의 존재를 알지도 못한 채 이루어진 것입니다. 전구를 최초로 발견한 사람이 토마스 에디슨인가 아닌가는 논쟁의 여지가 있는 문제이지만, 이번 칼럼에서 다루지는 않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실제 주인공인 전자의 존재조차 모른채 여러가지 전기 현상이나 기구들이 만들어지다보니, 전기의 원리에는 잘못 만들어진 개념들이 있습니다. 첫번째, 우리는 전기회로에서 전류가 전지의 양(+)극에서 음(-)극으로 흐른다고 말하지만, 사실 실제 전자의 흐름은 그와 반대로 음극에서 양극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두번째로는 의미없이 복잡한 전하량값입니다. 실제 흐름이 전자에 의한 것이라는 것을 모르던 시절, 과학자들은 일정 현상을 일으키는 전하량을 1 C (쿨롱, Coulomb)이라고 정의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1 C 이라는 것은 단지 6,180,000,000,000,000,000 (6180경) 개의 전자가 모여있는 덩어리였습니다. 전자의 존재를 미리 알고서 전자의 뭉치를 전하량으로 정의했다면 조금 더 단순하고 계산하기 편한 수를 기준으로 전하량을 정의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 반대가 되다보니 그렇지 못했던 것입니다. 


전자가 발견된 뒤로 정확히 12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전자의 흐름으로 전기기구를 이용하기도 하고, 무선 신호를 만들어 내고, 받아들여 인터넷을 검색하기도, 달리는 차안에서 영화를 즐기기도 합니다. 2000년동안 그것이 무엇인지 조차 몰랐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수직적 발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아직까지도 미지의 것으로 남아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부분들이 얼마나 빠른 시간에 완전히 정복되어 누구나 흔하게 사용하는 기술에 적용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것을 알아내는 것이 바로 우리들 중 누군가의 역할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니 그것이 우리들 중 누군가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