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te blog

Picture of Joon Sam
by Joon Sam - Tuesday, 11 February 2020, 4:43 PM
Anyone in the world

암을 치료하기 위한 방법은 크게 수술(surgical treatment), 약물을 이용한 항암치료(chemotherapy), 그리고 방사선을 이용한 방사선치료(radiation therapy)를 들 수 있습니다. 그 중 방사선치료는 방사선을 이용해서 신체 내부에 있는 암세포를 제거시키는 방법으로 일반적으로 높은 에너지의 감마선(gamma ray)를 이용해서 치료를 합니다. 치료라고는 하지만, 사실 높은 에너지의 감마선을 신체 내부에 통과시킴으로써 내부 조직세포들을 강제적으로 죽여버리는 일종의 극약 처분인 것입니다. 물론 감마선은 정상적인 건강한 세포인지, 아니면 제거되어야만 하는 암세포인지를 스스로 구별할 수 없기 때문에 감마선이 뚫고 지나가는 궤적에 위치한 모든 세포들에 손상을 가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감마선을 이용한 방사선 치료법은 정상세포에 가해지는 손상을 최소화 시키기 위해서 감마선을 약한 세기로 여러방향에서 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즉, 실제 암세포를 죽일 수 있는 감마선 세기의 10분의 1정도의 세기로 감마선을 암세포 위치에는 동일하게 겹쳐지지만 각기 열군데의 다른 방향에서 투과시킴으로써, 암세포에는 충분한 양의 감마선이 도달되는 동시에 그 주변의 정상세포에는 약 10분의 1세기의 감마선만이 지나가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그로 인해서 정상세포가 감마선으로 인해 받는 손상을 최소화시킬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방사선이 정상세포에 손상을 가하게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것이기에, 눈, 뇌 등 미세한 손상도 가해져서는 안되는 부위에 위치한 암세포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감마선을 이용한 방사선치료는 사용하기가 매우 까다롭거나 많은 경우 불가능한 문제점이 있습니다. 


감마선 방사선 치료의 이러한 문제점과는 달리, 원하는 국소 부위에 방사선의 에너지를 집중시킬 수 있어서 새로운 방사선 치료 방법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바로 양성자 빔 치료법(Proton beam therapy)입니다. 이 방법은 감마선과 같이 빛을 조사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작은 입자인 양성자(proton)를 가속기(accelerator)를 이용해 빛의 속도에 가까울 정도로 가속시킨 후 이를 환자의 몸에 투과시키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가속된 양성자와 같이 전하(charge)를 가진 입자가 빠른 속도로 물체 내부에 들어가게 되면, 속도가 어느 정도 이상일 때에는 주변의 입자들과 크게 반응을 하지 못하다가, 속도가 일정값보다 느려지면 순간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주변에 쏟아버리고 멈춰버리는 특성을 갖는데, 이렇게 잃어버리는 에너지값이 일정 속도이하에서 급속히 늘어나며 만들어지는 피크값을 브래그 피크(Bragg peak)라고 부릅니다. 즉, 물체 내부를 들어간 후 일정 위치에 도달할 때까지 에너지를 잃어버리지 않고 이동하다가 특정 위치에 도달하여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에너지를 쏟아버릴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정상세포에는 큰 손상을 주지 않고 특정한 부위까지 들어가 폭탄이 터지듯이 암세포에만 집중 포화를 가할 수 있는 특성을 갖습니다. 물론, 양성자의 초기 속도를 조절함으로써 에너지가 폭발하는 위치의 선택이 가능하기 때문에 암세포에 에너지를 집중시켜 제거할 수 있습니다. 


이론적인 면으로만 봐서는 현재 범용되고 있는 감마선 방사선 치료와는 비교가 될 수 없을 만큼 좋은 치료방법이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실제 현재 캐나다에는 밴쿠버 유비씨지역에 위치한 국립 입자 물리 연구소인 TRIUMF에서만 연구목적으로 proton therapy를 시행하고 있으며, 임상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양성자 빔 치료는 아직 한군데도 운영되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암환자 분들 중 양성자 빔 치료를 받고자 하시는 분들은 양성자 빔 치료가 가능한 미국이나 한국에 가서 치료를 받기도 합니다. 캐나다 정부는 작년(2015년)에서야 양성자 빔 치료를 환자에게 사용해도 좋다라는 것을 승인하였지만, 그 이후로도 아직 양성자 빔 치료 센터가 생기지는 않고 있는데, 이에 대한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경제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서 설명을 드린 것처럼 양성자 빔을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을 시키려면 가속기(accelerator)라는 장비가 필요합니다. 문제는 이 장비의 설치 및 운영에 매우 많은 예산이 들어가야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만큼의 투자를 확신할 만큼의 데이터가 쌓이지 않았다는 것이 캐나다 보건 당국의 입장입니다. TRIUMF는 원래 입자물리 연구소로 자체에 가속기를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를 이용해서 양성자 빔 치료시설을 상대적으로 쉽게 만들 수 있었던 것입니다. 


앞으로 전세계적으로 많은 양성자 빔 치료센터에서 다수의 좋은 임상 결과를 보이게 된다면, 머지 않아 캐나다도 양성자 빔을 이용하여 더 많은 암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양성자 빔 치료기 역시 완벽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더 완벽한 물리 원리를 통하여 암세포만을 정확하게 공격할 수 있는 그런 치료방법이 개발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Comments

     
    Picture of Joon Sam
    by Joon Sam - Tuesday, 11 February 2020, 4:43 PM
    Anyone in the world

    “The nitrogen in our DNA, the calcium in our teeth, the iron in our blood, the carbon in our apple pies were made in the interiors of collapsing stars. We are made of starstuff.”


    “DNA를 구성하고 있는 질소, 치아를 이루고 있는 칼슘, 혈액 속에 있는 철분, 그리고 애플파이에 들어있는 탄소는 모두 붕괴하는 별의 내부에서 만들어졌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별의 구성물질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20세기 최고의 천체물리학자로 인정받는 칼 세이건(Carl Segan, 1934-1996)이 그의 저서 ‘코스모스(Cosmos)’에 남긴 유명한 말입니다. 이러한 여러 종류의 원자핵들은 칼 세이건이 ‘붕괴하는 별’이라고 표현했듯이 별의 일생 중 마지막 10% 정도에서 대부분 생성됩니다. 별, 즉 항성(Star)은 가장 쉽게 매우 뜨거운 난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난로에서 사용하는 연료는 대부분 가장 가벼운 원자인 수소(hydrogen)입니다. 일반적인 별은 대부분이 수소 가스로 이루어져 있고, 중심부에 그보다 무거운 원자들이 몰려있는 형태를 갖고 있으며 주변부의 수소들이 중력에 의해 중심부로 수축해 들어가려는 움직임을 갖습니다. 다른 현상이 전혀 없이 중력만이 존재한다면 끝없이 중심으로 수축하여 그리 길지 않은 시간 안에 모든 별들은 블랙홀이 되어 버릴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중심부로 끌려들어간 수소들은 그곳의 높은 온도와 압력하에서 일어나는 핵융합(Nuclear fusion)과정을 통해 헬륨(Helium)으로 변화하고 엄청난 에너지를 밖으로 분출시키며 팽창합니다. 이렇게 중력에 의한 수축과 핵융합에 의한 팽창이 서로 상쇄되어 별은 그 크기를 유지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별은 일생의 약 90%에 해당하는 주계열(Main sequence)이라고 불리는 기간 동안 수소를 주 연료 삼아 핵융합을 통해 에너지를 우주로 방출하며 살아갑니다. 물론 오랜 기간 수소를 이용한 핵융합을 계속함으로써, 수소의 양은 줄어들고 상대적으로 중심부에는 헬륨의 양이 축적되어 가면서 중력의 영향과 핵융합의 세기가 지속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별의 크기는 일정하게 고정된 것이 아니라 계속 변화하게 되는데, 이는 별 자체의 크기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진행됩니다. 전체 우주의 별들 중 중간 정도 크기에 해당하는 우리의 태양과 비교하여 최소 8배이상 큰 별들의 경우 초신성(supernova)라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수소의 핵융합이 거의 소진되가면서 중력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커짐에 따라 별은 중심으로 수축되어 크기도 작아지고, 또 중심부의 엄청난 압력과 온도에 의해 헬륨 이상의 원자들의 핵융합이 가능해 지면서 탄소(carbon, C), 질소(nitrogen, N), 그리고 산소(oxygen, O)등의 원자핵을 만들어 냅니다. 이후 산소는 실리콘(silicon, Si)으로, 실리콘은 니켈(nickel, Ni)로 바뀐 후, 니켈은 다시 핵융합을 통해 철(iron, Fe)이 됩니다. 철은 현재 존재하는 원자핵들 중 가장 안정적인 구조를 갖고 있는 원자핵으로 더 이상의 핵융합을 하지 않게 됩니다. 이렇게 무거운 원자핵들이 만들어져 중력의 영향은 더욱 더 커졌는데, 철의 안정성때문에 더 이상의 핵융합에 의한 팽창이 지속되지 않게 되면, 별은 중심부로 극도로 수축하게 되고, 그렇게 축적되는 에너지를 견디지 못하게 되면 중심부가 무너지면서 뉴트리노(neutrino)라는 소립자 등을 외부로 방출하며 폭발하게 되는데, 이 과정이 바로 초신성(supernova)입니다. 그 거대한 별이 초신성 폭발을 일으키며 죽음에 이르기까지는 고작 20분정도의 시간밖에 걸리지 않으며, 그 짧은 시간 동안에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하므로, 이 때 방출되는 섬광은 최대 별 하나 밝기에 약 10억배 이상이 되기도 합니다. 하나의 은하에 약 10억~1000억개의 별이 있는 것으로 산출되므로 초신성 폭발시 별 하나에서 작은 은하에서 나오는 빛과 맞먹는 빛이 방출되는 것입니다. 


    이 엄청난 초신성 폭발은 단지 밝은 빛을 방출할 뿐만 아니라 강한 충격파(shock wave)도 방출하는데, 지난 3월 지구를 따라 태양주위를 공전하고 있는 케플러 천제 망원경(Kepler space observatory)을 이용하여 우주를 관측하고 있는 연구팀은 지구로부터 약 12억 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KSN2011d라는 별의 초신성 폭발에서 방출된 충격파를 가시광선 영역에서 처음으로 관측하는 데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매우 흥미로운 것은 12억광년 떨어진 별에서 발생한 충격파라면 그 충격파가 지구까지 도달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이 12억년이라는 것이므로, KSN2011d라는 별은 무려 약 12억년전에 죽고 사라진 별이라는 것입니다. 


    과거로부터 온 신호들을 이용하여 미래를 예측하는 학문. 이것이 바로 신기하고 흥미로운 천체 물리학의 진정한 가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또한 이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가장 작은 입자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답을 가장 거대한 스케일의 학문인 천제물리학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자연의 모든 법칙들은 일정 부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작은 것들에서부터 큰 것들까지 모두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며 이 모든 것들에 대한 연결된 해답을 찾고자 하는 것이 순수 과학이 세부 분야에 상관없이 공통적으로 지향하고 있는 목표일 것입니다.


    Comments

       
      Picture of IT coordinator WISSEN
      by IT coordinator WISSEN - Tuesday, 11 February 2020, 4:42 PM
      Anyone in the world

      캐나다의 캘거리대학교(University of Calgary) 물리학과의 연구진과 중국과학기술대학의 연구진들이 각각의 독자적인 연구를 통해 실험실 밖 환경에서 8.2km(캐나다), 12.5km(중국) 떨어진 장소로 순간적인 양자전송(Quantum teleportation)을 성공시켰다는 연구결과를 지난 19일자 과학 학술지 ‘네이처 포토닉스(Nature Photonics)’를 통해서 동시에 발표했습니다. 순간적 전송이라는 말은 빛과 같은 빠른 속도로 전달된다는 것이 아니라, 말그대로 ‘동시적으로’ 정보가 전달된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이것은 ‘스타트랙(Startrak)’과 같은 영화에서 나오는 순간 이동이 현실화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라 할 수 있을까요? 


      이들이 성공시켰다는 양자전송에 관련된 이야기는 양자역학(Quantum Mechanics)이 태동되던 1935년 아인슈타인(Einstein), 포돌스키(Podolsky), 그리고 로젠(Rosen)에 의해 발표된 ‘Can Quantum-Mechanical Description of Physical Reality Be Considered Complete? (물리적 실제에 대한 양자역학적 설명은 완성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라는 논문으로부터 시작됩니다. 당시 보어(N. Bohr), 하이젠베르그(Heisenberg) 등의 물리학자들은 고전역학(Classical Mechanics)로는 더이상 설명이 되지 않는 미시적 현상들을 설명하기 위해 양자역학(Quantum Mechanics)이라는 새로운 학문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었으며, 논문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이 아인슈타인과 그의 동료들은 양자역학에 반대하며 오랜 기간 양자역학의 문제점을 지적하여 이를 무너뜨리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이 논문은 세 저자가 프린스턴의 고등과학연구소에서 함께 토론했던 내용을 포돌스키가 정리하여 작성한 것으로 세 저자의 이름 첫글자를 따서 EPR 역설(paradox)이라고도 불립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양자역학의 모순을 설명하기 위해 쓰여진 이 논문은 현재의 양자역학이 기틀을 잡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으며, 지금도 양자역학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가장 중요한 논문 중의 하나로 손 꼽히고 있습니다. 


      당시 보어 등이 내세우는 양자역학에 의하면 모든 물리적 특성은 확률적으로만 측정이 가능하며 측정에 의해서 그 결과가 결정되는 것으로, 측정이 이루어지기 전에는 여러가지 가능한 물리적 상황이 중첩되어 있다고 설명합니다. 예를 들면, 검은 상자 안에 빨간 공과 파란 공이 하나씩 들어있는데, 손을 상자에 넣어 공 하나를 꺼내는 경우, 손으로 공 하나를 잡은 상황에서 아직 그 공의 색을 확인하지 않았다면, (측정을 하지 않은 상황), 잡고 있는 공과 상자에 남겨진 공의 색깔은 빨간색과 파란색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이고, 눈으로 공의 색을 확인하는 순간 두 공의 색깔이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많은 분들이 ‘그게 무슨 소리야’라고 느끼시는 것과 동일하게 아인슈타인과 동료들도 생각을 했고, 이를 반박하기 위해 위의 논문을 발표하게 된 것입니다. 이 논문의 내용을 쉽게 위의 예와 연결해서 말씀을 드리자면, 손으로 잡은 공을 확인하지 않은 채 다른 상자에 담아 우주선에 태워 엄청나게 먼 곳으로 보내어 버린다고 가정합니다. 빛이 100년이 걸려야 지구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 즉 100광년이 떨어진 어딘가로 가서 그곳에서 공의 색깔을 확인한다고 가정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 100광년이 떨어진 곳에 도착할 때까지 우주선에 있는 공도 지구에 남아있는 공도 색을 확인하지 않았기 때문에, 양자역학에 따르면 두 공은 아직 빨간색인 상황과 파란색인 상황이 물리적으로 겹쳐져 있는 상태에 해당합니다. 이 후 우주선에 있는 공이 빨간색으로 확인된다면, 그 결과 자동적으로 지구에 남겨져 있는 공의 색은 파란색으로 결정되게 됩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의하면, 존재하는 그 무엇도 빛보다 빠르게 이동할 수는 없기 때문에 우주선의 공이 빨간색으로 확인된 후, 그 정보가 지구에 도착하기 전까지 100년동안 지구의 공은 아직 상태가 결정되지 못하고 중첩상태를 그대로 갖고 있는 상태가 되는데, 이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증명해 보인 것이 바로 위의 EPR 논문인 것입니다. 여기서 사람들을 당황시키는 대반전은 1964년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이론 물리학자 존 스튜어트 벨(John Stewart Bell)에 의해서 실제로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아인슈타인의 생각이 아니라, 황당하게만 들리는 보어의 양자역학이 옳다는 것이 이론적으로 증명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 캘거리 대학과 중국의 연구진이 성공시킨 양자 전송(quantum teleportation)이라는 것이 바로 이 아리송한 양자 상태를 이용한 것입니다.


      양자 전송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기본적인 원리는 양자얽힘(quantum entanglement)입니다. 이것은 두개의 입자의 양자상태에 해당하는 물리량을 서로 짝짓기를 시키는 것입니다. 이렇게 짝짓기가 된 양자상태를 상자속 공의 색깔과 비슷하게 0과 1의 상태라고 불러 보겠습니다. 두 상태가 얽혀있다는 의미는 한쪽의 값이 1이되면 다른 한쪽의 값은 무조건 0이 되도록 연결되어 있다는 것인데, 수학적으로 이에 대한 계산을 해보면 이 값의 연결은 두 입자간의 거리와 관계가 없습니다. 즉, 거리가 아무리 멀다 하더라도 이 연결고리는 끊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얽혀있는 양자상태를 갖은 두 입자 중 하나를 먼 거리로 가져간 뒤, 그곳에서 상태를 0에서 1로 바꾼다면 동시적으로 남아있는 입자의 상태는 1에서 0으로 바뀌게 되므로 이것을 이용하여 원거리에서의 시간차가 전혀없는 통신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 대학교의 안톤 자일링거(Anton Zeilinger) 교수는 1997년 실험을 통해 이러한 양자상태전송이 가능하다는 것을 처음으로 입증하였으며, 이후 많은 실험을 한 후 2012년에는 143km 거리가 떨어진 곳에서의 양자 전송을 성공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때는 모두 완벽한 장치를 갖춘 실험실 환경 내에서 이루어진 실험이었고, 이에 반해 이번에 성공한 실험들은 비록 거리는 수 킬로미터로 짧지만, 실험실 환경이 아닌 일반 장치들을 이용한 실험으로서 양자 전송이 실제 기술에 접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에 그 의미가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이러한 양자전송은 양자상태정보의 전송 수준이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서 인간이 순간이동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은 너무 많이 앞서가는 기대라고 볼 수 있지만, 양자전송을 이용한 인터넷망을 구축한다는 것은 매우 현실성이 있는 미래로 다가온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끝으로 이 양자전송의 또다른 엄청난 장점은 바로 암호화에 있습니다. 이 두 입자간의 양자얽힘은 만약 다른 제 3의 입자가 그 얽힘의 관계에 들어오게 되면, 바로 얽힘이 풀려 서로 연동되지 않기 때문에 복제라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해킹에 대한 두려움없이 정보를 교환할 수도 있고, 태양계 밖을 연구하기 위해 보낸 탐사선으로부터 기다림없이 바로바로 데이터를 받을 수도 있는 꿈의 데이터전송 시대가 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현재의 과학으로는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우리들이 꿈꾸는 순간이동도 절대 불가능하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Comments

         
        Picture of IT coordinator WISSEN
        by IT coordinator WISSEN - Tuesday, 11 February 2020, 4:41 PM
        Anyone in the world

        “아빠는 영어로 이야기할 때랑 한국어로 이야기할 때랑 목소리가 다른 사람 같아.”


        가끔 아들이 제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사실 이건 저만의 특징이 아니라 영어와 한국어를 동시에 사용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이고, 또 본인이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 제 아들 역시 영어를 쓸 때와 한국어를 쓸 때의 목소리가 많이 차이가 나곤 합니다. 이것은 사실 영어를 말할 때와 한국어를 말할 때의 발성 방법에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기 때문이고, 한국에서 중고등학교 때 발음기호를 달달 외워가며 발음을 아무리 연습해도 원어민의 말과는 차이가 있게 마련이며 소위 ‘한국식 영어’라고 들리는 원인이 많은 부분 발음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는 발성의 차이에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발성이란 호흡에 의해 폐로부터 나오는 공기를 성대를 이용하여 진동시켜 소리를 내는 것을 뜻합니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소리는 후두(larynx)라고 불리는 발성기관에서 나오며, 이 후두는 성대(vocal cords)와 그 주변의 근육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폐의 근육을 수축하여 숨을 내쉬면, 공기가 후두 부분을 통과할 때, 성대가 바람에 날개가 펄럭거리듯이 움직이며 공기에 마디를 만들어 주고, 이 마디들에 의해 일정 파장(wavelength, 파동의 한 마디의 길이)을 갖는 음파가 만들어 지는 것입니다. 성대의 떨림이 빠를 수록 짧은 파장과 높은 주파수(frequency)를 갖는 고음의 소리를 내고, 떨림이 느릴 수록 긴 파장과 낮은 주파수의 저음의 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성대 주변의 근육의 떨림 속도를 조정하여 서로 다른 ‘음(pitch)’의 소리를 낼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발생하는 소리는 뺨(cheek), 입술(lips), 입천장(palate), 그리고 혀( tongue)로 이루어진 성도(vocal tract)를 지나며 음조(tone)의 변화를 만들어 냄으로써 다양한 소리를 표현해 낼 수 있게 됩니다. 즉, 우리가 내는 소리는 폐에서의 호흡 방법, 성대의 떨림, 그리고 성도의 섬세한 움직임에 의해 결정되는데, 여기서 성대의 떨림은 위에서 설명 드린 대로 음을 결정하고, 성도의 움직임은 발음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반면, 일반적으로 말하는 (좁은 의미로의) 발성은 바로 호흡 방법에 의해 결정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어와 영어의 발성이 다르다는 말은 이 호흡법과 관련이 있는데, 한국어는 가슴부분을 수축해서 호흡하는 흉식호흡에 의해 발성을 하는 반면, 영어는 배 부분을 이용한 복식호흡을 하는 언어로서 분류됩니다. 단순히 호흡의 위치의 차이 뿐만이 아니라 성도에서 소리를 만들어 낼 때에도, 한국어는 비강(nasal cavity)와 구강(oral cavity)부분을 주로 이용하여 소리를 공명시키는데, 영어는 주로 이보다는 더 아래쪽, 즉 성대의 떨림을 이용해서 소리를 만들어 냅니다. 이러한 발성과 공명의 차이가 한국어와 영어의 근본적인 소리 자체의 차이를 만들어 낸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어를 말할 때를 잘 생각해보시면 소리가 가슴에서부터 출발하고 입과 코 주변으로 소리를 만들어 낸다는 것을 쉽게 이해하실 수 있으실 것이고, 또 영어를 발음할 때 한국어보다 더 울리는 소리를 많이 내게 된다는 것도 알아차리실 수 있습니다. 영어를 처음 배우시는 분들이나 늦게 영어를 배우신 어르신들의 경우, ‘한국식 발음이다’라고 말하는 경우는 대부분 한국어를 위한 흉식 호흡을 하시며 영어를 말하는 경우거나 성대 대신에 비강과 구강을 이용해서 영어 단어를 발음하시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영어를 말씀하고 계신데도 불구하고 매우 한국어스럽게 들리는 이유가 여기에서 오는 것입니다. 한편, 책을 읽거나 말을 할 때에는 어색한데 팝송을 부를 때에는 영어가 조금 더 자연스럽게 나온다는 분들도 계신데, 이분들은 노래를 부를 때 자연스럽게 복식호흡이 되시면서 영어의 발성에 가까워지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언어는 단지 단어와 문법의 차이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소리를 만들어 냄 자체에 근본적인 차이를 갖고 있습니다. 이제 막 이민이나 유학을 오셔서 아직 영어로의 대화가 어색하신 분들은 영어회화를 공부하실 때에 번데기 발음이냐 돼지꼬리 발음이냐에만 너무 집착하지 마시고, 자연스러운 호흡법과 소리를 내는 법을 조금 더 익히신다면 좀 더 원어민스러운 부드러운 영어를 구사하실 수 있지 않으실까 생각합니다. 




        Comments

           
          Picture of IT coordinator WISSEN
          by IT coordinator WISSEN - Tuesday, 11 February 2020, 4:41 PM
          Anyone in the world

          시애틀 남쪽에 위치한 타코마(Tacoma)와 킷셉 반도(Kitsap Peninsula) 사이의 좁은 바닷길인 타코마 협곡(Tacoma Narrows)을 가로지르는 16번 고속도로에는 타코마 브릿지라는 다리가 있습니다. 지금 현재 있는 다리는 1950년에 지어진 다리이지만, 이는 1940년에 지어졌던 원래의 다리가 엄청난 자연의 힘에 의해 붕괴된 후 다시 지어진 다리입니다. 1940년 7월 1일에 개통되었던 처음 다리는 당시에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Golden Gate Bridge)와 뉴욕 맨하튼과 뉴저지를 연결하는 조지 워싱턴 브릿지(George Washington Bridge) 다음으로 세계에서 세번째로 긴 서스펜션 브릿지이며 동시에 가장 아름다운 서스펜션 브릿지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서스펜션 브릿지, 즉 현수교란  밴쿠버와 노스셔(North shore)를 연결하는 라이온 게이트 브릿지(Lion Gate Bridge)와 같이 주탑과 주탑사이에 메인 케이블을 연결하고 이 케이블과 교량을 수직으로 연결해서 고정시킨 다리 형식을 말합니다. 이러한 서스펜션 브릿지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바람이 불면 어느정도 흔들림이 있게 됩니다. 노스밴쿠버에 있는 캐필라노 서스펜션 브릿지와 같이 심하게 요동을 느낄 수 있는 작은 다리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차량 통행을 위한 교량들은 그 흔들림이 거의 느끼지 못할 만큼 적을 뿐, 어느 정도의 흔들림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타코마 브릿지는 건설이 시작된 1938년 이후로 건설도중에도 인부들이 느낄 수 있을 만큼의 진동이 자주 있어서, 인부들 사이에서 “Galloping Gertie”, 즉 ‘널뛰는 거티’라는 별명으로 불리곤 했다고 합니다. 그들은 이를 서스펜션 브릿지에서 생기는 일반적인 현상이고, 다른 곳보다 바람이 세게 부는 협곡의 지형특성상 조금 더 크게 느껴질 뿐이라고 생각했을 뿐 대수롭게 생각하지는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개통이후에도 너무 심한 흔들림에 차량운행이 통제되기를 반복하다가 지금으로부터 56년전인 1940년 11월 7일에 아침부터 다리가 파도처럼 출렁이다가 마침내 오전 11시경 교량의 중심부가 마치 폭탄이 터진 것처럼 붕괴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날 다리의 출렁임을 연구하고자 하는 한 대학 연구팀이 이 교량의 흔들림을 카메라에 담았고, 이 모습은 검색사이트에서 ‘Tacoma narrow bridge collapse’라고 검색하면 쉽게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당시 협곡에 불었던 바람의 풍속은 약 64 km/h로서 약한 태풍이 지나갈 때의 바람의 세기 정도가 되기는 하지만 당시 그 다리는 원래 최대 190 km/h 정도의 풍속까지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다리였기 때문에 단지 바람때문에 다리가 붕괴될 수는 없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약한 바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웅장한 다리가 붕괴된 이유로 당시 사고 원인을 조사하던 과학자들은 공진(Resonance)를 꼽았습니다. 모든 구조물은 기하학적 구조에 따라 자체 고유 진동수(frequency)를 갖고 있으며, 외부에서의 진동이 이 고유 진동수와 정확하게 일치하게 되면 물체의 진동이 증폭되는 현상을 공진이라 합니다. 쉬운 예로 아이들이 타는 그네는 그네의 흔들림의 진동수가 있습니다. 아빠가 그네를 밀어줄 때 이 진동수에 맞춰서 밀어준다면 그네가 점점 더 높게 올라가겠지만, 진동과 일치되지 않게 그네를 밀면, 그네가 휘청거리며 멈춰버릴 것입니다. 즉, 비록 바람의 세기는 그렇게 세지 않았지만, 협곡 사이로 부는 바람의 진동수와 다리의 진동수가 일치하며 공진을 일으켜 다리의 흔들림이 점점 심해져서 붕괴되었다는 설명입니다. 이는 소프라노가 낸 특정 고음에 의해서 와인잔이 깨져버리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공진에 의해서 다리가 붕괴된 사고는 사실 타코마 브릿지가 처음은 아닙니다. 이보다 훨씬 전인 1831년 영국군 약 500여명이 맨체스터시 근처의 브로턴이라는 서스펜션 브릿지에서 발을 맞추어 행군하던 중 병사들의 발구름 소리의 진동수가 다리의 고유 진동수와 일치되면서 다리가 심하게 요동치다 붕괴되는 사고로 많은 병사들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 이후로부터 모든 군대의 군인들이 다리 위를 행군할 때에는 발을 맞춰 행군하지 않는 지침이 생겼다고 합니다. 


          이 후 공진에 의해 얼마나 커다란 구조물까지도 붕괴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상징적인 예로 전해온 타코마 브릿지의 사건은 1990년 프린스턴 대학의 유서프 빌라(K. Yusuf Bilah)교수와 존스 홉킨스대학의 로버트 스캔란(Robert H. Scanlan) 교수가 미국 물리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에 의해 새롭게 조명을 받았습니다. 그들은 당시 공기의 흐름에 의해 생성된 진동수와 다리의 고유 진동수가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밝힘으로써, 공진이 다리 붕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없다고 반박하고 새로운 원인으로 플러터(flutter) 현상을 주장했습니다. 플러터 현상이란 주로 기체역학분야 또는 항공역학 분야에서 주로 언급되는 현상으로 공기의 흐름과 구조물이 상호작용을 하면 구조물 내에 진동이 생기고, 이 에너지는 구조물을 따라 흐르며 상쇄되고 사라져야 하는데,  공기의 흐름이 일정값 이상으로 빨라지면 진동에너지가 상쇄되는 대신 중첩되어 더욱 커져 구조물에 커다란 진동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는 항공역학에서 매우 중요시 다루어지는 현상으로서 비행기의 속도가 빨라지면 플러터현상에 의해 날개가 출렁이듯 진동하는 현상이 생겨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비행기 운행시 속도 제한을 정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고려됩니다. 하지만, 이 플러터 현상 역시 더 깊숙히 따져보면 일종의 공진현상이라고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타코마 브릿지의 붕괴원인을 공진현상때문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크게 잘못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입니다. 어쨋든 타코마 브릿지 사고로 얻는 경험덕분에 이 후 다리를 건설할 때에는 토목공학적 문제들 뿐만 아니라 기체역학적 문제들이 필수적으로 고려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Comments

             
            Picture of IT coordinator WISSEN
            by IT coordinator WISSEN - Tuesday, 11 February 2020, 4:33 PM
            Anyone in the world

            1955년 4월 12일 이스라엘 건국 7주년 기념 행사 연설을 준비하던 한 남자가 복부에 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미국 뉴저지주의 프린스턴 병원에 입원을 했습니다. 대동맥류 파열에 의한 내출혈이 고통의 원인임을 찾아낸 의료진은 급한 수술을 준비했지만, 이 남자는 “I want to go when I want it. (내가 원하는 때에 나는 이 세상을 떠나고 싶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수술을 거부하였고, 결국 닷새 뒤 4월  18일 새벽 1시 15분에 세상을 떠나고 맙니다. 약 7시간 뒤 이 사람의 시신은 가족과 본인이 원한 화장을 하기 전 사인규명을 위한 통상적인 부검을 위해 부검실 중앙 차가운 철제 테이블 위에 놓이게 되고, 부검은 당시 당직중이던 병리학 의사 토마스 하비(Thomas Harvey)에 의해 진행되었습니다. 복부를 개복하여 대동맥류 파열이 사인이라는 것을 확인한 후 하비는 부검을 멈추지 않고 전기톱과 도구들을 이용해서 두개골을 절개한 후 조심스럽게 사망자의 뇌를 적출해 냈습니다. 하비는 사망자나 그의 가족들에게조차 동의를 구하지 않고 엄청난 일을 저지른 것인데, 그것은 바로 그 사망자가 20세기의 최고의 천재라고 불리는 알버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에 대한 언론의 기사에 따르면, 사실 하비는 아인슈타인의 뇌의 무게만을 재보고 다시 원래 자리에 되돌려 놓으려고 했었다고 합니다. 1800년대에 활동했던 뇌과학자 사무엘 조지 모턴(Samuel George Morton)은 자신이 수집한 1000여개가 넘는 두개골을 연구한 결과 사람의 지능은 뇌의 크기과 비례한다고 확신했고, 아인슈타인이 사망하던 시대에도 많은 과학자들은 그의 이론을 믿고 있었기에, 하비는 최고의 천재로 칭송받던 아인슈타인의 뇌가 정말 일반인들에 비해 얼마나 큰지를 알고 싶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하비가 아인슈타인의 뇌를 적출하여 재어본 결과 그의 뇌는 약 1260그램정도로 일반인들의 뇌보다 오히려 조금 더 작은 정도였습니다. 자신의 예상과 달리 아인슈타인의 뇌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하비는 언젠가 다른 진짜 이유를 찾아내겠다는 생각으로 뇌를 빼돌렸고, 아인슈타인의 가족들은 뇌가 없는 시신만을 돌려받아 화장을 치르게 됩니다. 


            하지만, 하비가 아인슈타인의 뇌를 빼돌렸다는 이야기는 금새 세상에 퍼져나가게 되었습니다. 하비 자신이 뇌과학자가 아니다보니 스스로 연구를 진행할 수 없어 몇몇의 뇌과학자들에게 접촉을 시도하기도 했고, 또 하비의 아들이 학교에 가서 자신의 아빠가 아인슈타인의 뇌를 갖고 있다고 자랑을 해서 그랬다는 설도 있습니다. 이유가 어찌되었건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인슈타인의 아들 한스 알버트 역시 이 사실을 알게 되어 엄청나게 분노했는데, 하비가 과학적인 목적으로만 사용하겠다며 설득하여 결국 공식적으로 아인슈타인의 뇌를 소유하고 연구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아인슈타인의 사후에도 세상에 남겨지게 된 그의 뇌는 그 후 약 20여년동안 세간에 잊혀져 있다가 1985년 UC 버클리의 뇌과학자 마리안 다이아몬드(Marian Diamond, the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의 논문에 의해 다시 주목을 받게 됩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쥐의 뇌를 이용해서 뇌의 전전두피질(dorsolateral prefrontal cortex)과 각회(augular gyrus) 부분의 아교세포(glial cell)의 수가 지적자극을 얼마나 많이 받는가와 비례한다는 것을 알아냈는데, 아인슈타인의 뇌에서도 동일한 부분의 아교세포의 수가 일반인들에 비해 매우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찾아냈습니다. 즉, 뇌에서 다양한 정보를 연결시켜 고등 기능을 수행하는 부분으로 알려진 부분이 일반인들에 비해 월등히 발달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입니다. 


            이후에도 캐나다의 샌드라 위틀슨(Sandra Witelson) 교수, 미국의 알버트 갈라버다(Albert Galaburda) 교수 등에 의해 아인슈타인의 뇌는 끊임없이 연구되었고, 각각의 연구들에서 모두 아인슈타인의 뇌가 처음 하비가 부검실에서 발견했듯이 일반인들의 뇌보다 큰 것은 아니지만, 많은 부분에 일반인들보다 훨씬 많은 주름을 갖고 있으며, 이것이 아인슈타인의 뇌가 많이 발달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들이라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처음에 뇌과학자들은 아인슈타인이 이렇게 중요한 부분들에 남들보다 더 많은 주름을 갖고 있기 때문에, 수학이나 기하학적인 부분에 있어서 탁월한 천재성을 갖을 수 있다고 이해했지만, 최근에는 아인슈타인이 고급 이론들을 고민하며 두뇌의 그 해당부분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사용해서 그렇게 주름이 ‘후천적’으로 생겨난 것이라고 생각하는 뇌과학자들이 더 많습니다. 


            실제로 인체의 대부분의 세포들은 세포분열을 통해서 몇 주에서 몇 달정도의 주기로 오래된 세포는 죽고, 새로운 세포가 재생되는 순환을 반복하고 있는 반면, 신경세포인 뉴런(neuron)은 대부분의 경우 사람이 태어날 때 갖고 있던 것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모든 사람들의 뇌 속의 대부분의 뉴런들은 정확히 그들의 나이만큼 동일하게 오래된 세포들이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지속되는 세포들에 의해 우리는 뇌 속에 오랜 기억들을 저장할 수 있고, 또 세포들의 활동성에 따라 뇌의 주름의 양이 많아지고, 그 형태가 더 복잡해 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과 아인슈타인의 뇌에 대한 연구 결과를 접목시켜보면, 아인슈타인은 많은 생각들을 통해서 그러한 발달된 뇌를 갖게 된 것이다, 즉 뇌는 쓰는 만큼 발달하게 된다라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아인슈타인의 천부적인 뇌가 그를 천재로 만든 것이 아니라, 그의 부단한 사고와 노력이 그의 뇌를 천재의 뇌로 만들어냈다는 것이 더 옳은 표현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현재 아인슈타인 뇌의 일부인 46개의 작은 조각들은 북미의 가장 오래된 의과 대학으로 꼽히는 필라델피아 의과대학 내의 무터박물관(Mütter Museum)에 다른 인체관련 기괴한 전시물들과 함께 소장되어 있다고 합니다.


            Comments

               
              Picture of IT coordinator WISSEN
              by IT coordinator WISSEN - Tuesday, 11 February 2020, 4:32 PM
              Anyone in the world

              제설제가 얼음을 녹게하는 가장 근본적인 물리학적 원리는 불순물에 의한 어는점 낮춤 현상(Depression of freezing point by impurities)입니다. 이는 용액에 들어있는 불순물의 함유량이 높을 수록 순수한 용매보다 어는점이 낮아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일반적인 물은 섭씨 0도씨에서 어는 반면 소금이 다량 포함된 바닷물의 경우 어는점이 평균 섭씨 영하 2도씨정도인 이유가 바로 이 현상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영하 5도씨 정도의 날씨에 얼어있는 얼음에 소금과 같은 불순물을 뿌려주면 얼음의 어는점이 영하 5도씨이하로 내려가 버림으로써 상대적으로 -5도의 온도가 어는점보다 높은 온도가 되어 얼음이 녹아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물이 고체상태의 얼음에서 액체상태의 물로 녹으려면 자체 내부의 에너지가 높아져야 하기 때문에 물이 녹으면서 주위로부터 열을 흡수하는 흡열반응을 일으키고, 그 결과 얼음 주변의 온도가 다시 떨어지는 효과를 갖게 된다는 것입니다. 즉, 어는점을 낮춰서 겨우 얼음을 녹게 만들었는데, 얼음이 녹으면서 열을 흡수하는 바람에 주변의 온도가 낮아져 다시 얼음이 잘 녹지 못하는 상태가 되는 이상한 악순환이 일어나버리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제설제가 바로 염화칼슘(Calcium Chloride, CaCl2)입니다. 일반적으로 고체가 물에 녹을 때는 고체 덩어리 내부의 결합을 끊고 이온(ions)들로 분리하기 위해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열을 흡수하는 흡열반응(endothermic reaction)을 하는 데, 특이하게도 염화칼슘은 물에 녹을 때 반대로 열을 내놓는 발열반응(exothermic reaction)을 합니다. 고체덩어리가 물에 녹는 과정은 외부로부터 에너지를 흡수하여 이온간의 결합을 끊어버리는 과정과 끊어진 이온들 주변에 물분자가 붙으면서 상대적으로 안정된 구조로 돌아가며 에너지를 밖으로 방출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집니다. 대부분의 고체들은 첫번째의 에너지 흡수과정이 두번째의 방출과정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흡열반응을 일으키는 반면, 염화칼슘은 두번째의 방출과정의 에너지 변화가 더 커서 전체적으로 열을 방출하는 발열반응을 갖게 됩니다. 이 결과, 염화칼슘을 얼음에 뿌려주면 불순물의 효과로 인해 어는점이 내려가고 얼음이 녹기 시작하는데, 얼음이 녹으면서 나온 물에 염화칼슘이 용해되면서 일으키는 발열반응으로 인해 주위의 온도가 상승하고, 얼음은 더욱 빠르게 녹게 되는 연쇄과정을 거치면서 효과적으로 길거리의 얼음들을 제거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염화칼슘이 약 30%정도 함유된 물은 영하 50도정도가 되어야 얼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문제는 염화칼슘은 금속성물질을 쉽게 부식시키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제설제에 노출된 차량들의 부식을 가속화할 뿐만 아니라, 도심의 콘크리트 내부의 철근을 약하게 하고, 또 가로수들을 죽게 하는 등의 환경적 문제들을 많이 일으킵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캐나다의 국립 연구 위원회 (National Research Council, NRC)가 비교 연구한 결과 영하10도이하의 날씨에서는 염화칼슘의 제설능력이 뛰어나지만, 그 이상의 온도에서는 염화나트륨(Sodium Chloride, NaCl, 소금)의 제설능력이 염화칼슘에 크게 뒤지지 않으며 환경적으로도 일으키는 문제가 적다고 결론내렸습니다. 이후 현재까지 캐나다를 포함한 대부분의 나라에서 제설제는 소금과 염화칼슘을 적절한 비율로 섞은 혼합물을 사용을 하고 있습니다. 밴쿠버와 같이 크게 온도가 내려가지 않는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소금의 비율을 조금 더 높게 하여 사용하는 반면, 캐나다 북부지역과 같이 매서운 추위를 보내는 지역은 염화칼슘의 비율을 더 높게 혼합하여 제설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적은 양이라고 하더라도 제설제에는 염화칼슘이 섞여있기 마련이기 때문에, 겨우내 스키장을 자주 오가셨거나 이번주와 같이 눈이 많이 내려 제설제가 뿌려진 길을 자주 운행하셨다면 세차를 통해 차량에 묻어있는 염화칼슘을 제거해 주시는 것이 차량을 유지하시는 데에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아무쪼록 빙판길에서 항상 속도를 낮추시고 안전 운전하시는 한주간 되시기 바랍니다.


              Comments

                 
                Picture of IT coordinator WISSEN
                by IT coordinator WISSEN - Tuesday, 11 February 2020, 4:32 PM
                Anyone in the world

                일반적으로 학문을 구별할 때 인문학과 과학분야로 나누고, 여기서 과학이라고 함은 이과계열의 순수과학(science)과 공학(engineering)을 통칭하곤 합니다. 하지만, 순수과학은 공학보다는 인문학에 더 많은 유사성을 갖고 있습니다. 즉, 과학이란 인문과학, 사회과학, 그리고 자연과학을 통칭하는 학문으로서 서로 다른 관점에서 우주의 근본 법칙을 찾아가려는 순수학문을 의미합니다. 특히 물리학은 철학과 근본적으로 같은 학문이라고 볼 수 있을 만큼 공통점이 많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은 철학자요, 곧 과학자였으며, 또 수학자의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피타고라스는 당대의 유명한 철학자였으며, 동시에 많은 수학 공식을 유도해 낸 수학자였고, 인류 역사상 최초의 대학을 설립했던 플라톤 역시 기하학을 바탕으로 한 수학의 중요성을 항상 강조하던 학자였습니다. 대부분의 학문이 단순하게 하나로 통칭되어 있었던 그리스시대와는 달리, 이후 과학과 철학은 분리되어 서로 다른 학문의 길을 이어왔다고 많은 분들이 생각합니다. 하지만, 뉴튼(Sir Isaac Newton, 1643-1727)의 시대를 지나 현대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물리학적 법칙들은 동일 시대의 철학관들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뉴튼은 고전역학(Classical Mechanics)의 기틀을 만든 과학자입니다. 뉴튼의 만유인력법칙에 의해서 우리는 만물의 움직임을 정확히 계산할 수 있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중고등학교에서 배우는 몇가지 공식을 이용하면 로켓의 초기속도와 몇가지 물리량을 통해서 로켓이 어디까지 날아갈 수 있는지, 또는 바람의 영향에 의해 각도가 얼만큼 휠 것이지 등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계산은 단지 값을 알아낼 수 있다는 사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초기 조건을 안다면, 이후의 물리적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철학관이었던  결정론(Determinism)과 일맥 상통합니다. 또 다른 결정론자인  프랑스의 과학자 라플라스(Pierre-Simon Laplace, 1749-1827)는 우리가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입자들의 속도 및 위치를 알 수 있다면, 미래의 우주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고 말하며, 초기 조건이 미래를 결정한다고 믿었습니다. 이러한 과학적 법칙을 일반화해서, 하나의 결과를 결정하는 초기 조건 역시 그 이전에 벌어진 어떠한 사건의 결과라는 점을 고려하여 궁극적으로는 이 우주가 생겨나는 순간에 오늘 우리가 처한 모든 상황, 나아가 미래에 일어날 모든 일들이 이미 정확히 정해졌다고 주장하는 것이 결정론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이러한 결정론은 당시의 기독교적 종교관과 일치되어 빠르게 그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는데, 유일신의 존재와 그 신의 의지대로 우리의 삶이 결정된다고 믿는 당시의 카톨릭계의 생각과 결정론이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이었습니다. 결정론과 함께 대두되는 화두는 바로 자유의지(free-will)인데, 과연 이 모든 우주는 초기에 결정된 대로만 흘러가는 것인가, 아니면 어느 정도의 개개의 개체들의 자유의지에 의해서 결과가 바뀔 수 있는 소지가 있는 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어느 정도 선까지 자유의지가 미래를 바꿀 수 있는가에 대한 논쟁입니다. 이는 과학적인 관점으로 설명하자면, 초기 조건에 의해 결과는 정확히 정해지지만, 실제 실험을 실행한다면 언제나 실험적 오차에 의해서 예측된 결과가 정확히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과 연결됩니다. 오차를 갖고 있는 결과를 이용해서 다른 실험을 이어간다면 오차가 계속적으로 커질 수 밖에 없으며, 이를 오차의 확산(error propagation)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오차 확산이 사회과학적으로는 자유의지에 의한 결과의 다양성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 


                17, 18세기를 거치며 자연을 이해하는 완벽한 논리로 자리매김했던 결정론은 19세기초 양자역학(Quantum Mechanics)이 대두되면서, 큰 혼돈의 시기를 맞습니다. 초기 조건에 의해 모든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고 본 결정론과 달리, 양자역학은 세상에서 과학적으로 ‘정확히’ 관측할 수 있는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우리는 모든 일이 일어날 확률 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더 나아가 실제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두가지 이상의 상황이 동시에 존재하는 양자얽힘(quantum entanglement) 상태가 존재한다고 설명합니다. 상자 안에 갇혀있는 고양이가 죽었는지 살아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실제로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죽은 고양이와 살아있는 고양이의 상태가 상자 속에 동시에 공전하고 있다는 식의 설명을 양자역학은 가능하게 합니다. 이러한 양자역학이 고전역학으로 설명이 불가능한 물리적 상태를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면서, 모든 것이 이미 결정되어 있다는 결정론은 모든 사건이 일어날 확률만이 결정되어 있다는 확률론적 결정론으로 수정되었으며, 하나의 상태로 모든 것이 귀결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다양성이 공존함을 인정해야 한다는 쪽으로 변화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학적 사고의 변화는2차 세계대전이후의 포스트 모더니즘(post-modernism) 사상과 그 맥락을 같이 합니다. 탈중심적 다원적 사고, 탈이성적 사고를 가장 큰 특징으로 갖는 포스트 모더니즘의 철학적 기류가 바로 양자역학의 불확정성 원리와 흡사하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물리학을 공부하는 이유는 단지 복잡한 공식들을 이용해서 로켓이 떨어질 위치를 계산하거나, 우주 탐사선이 화성에 도착하기 위해서 어느 정도의 에너지를 사용해야 할지를 알아내는 것이 아닙니다. 자연과학의 근본적인 이유는 이 우주를 이루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그 무엇인가를 찾고자 하는 열망 때문인 것입니다. 그것이 수학적 공식과 과학적 탐구를 이용한 것인지, 아니면 인간 내면의 특성, 또는 사회 구조 상의 인과관계를 이용해서 그 답을 찾고자 하는 것인지에 따른 방법론에서 철학과 물리학을 구분 지을 수 있는 차이를 만들 뿐, 궁극적으로 동일한 학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렵게만 느껴지는 숫자와 공식들 뒤에 가려져 있는, 어찌보면 당연하고 일반적이라 생각되는 철학적 이치를 깨닫는다면 물리학을 포함한 자연과학분야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Comments

                   
                  Picture of IT coordinator WISSEN
                  by IT coordinator WISSEN - Tuesday, 11 February 2020, 4:31 PM
                  Anyone in the world

                  대기권의 대류권 상층부와 성층권 사이에는 제트기류(jet stream)이라고 불리는 강한 풍속의 기류가 있으며, 비행기들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할 때, 이 제트기류에 편승해서 이동한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지구 자기장의 정밀 측정을 진행하는 SWARM 프로젝트의 유럽 공동 연구진의 최근 연구 발표에 따르면 이와 같은 제트기류가 하늘 위가 아니라 반대로 땅속 깊은 곳, 지구의 외핵(outer core)부분에도 존재한다고 합니다. 


                  SWARM 프로젝트는 유럽항공우주국(European Space Agency, ESA)의 지구 자기장 정밀 측정을 위한 연구단으로 2013년에 발사된 세개의 SWARM 인공위성을 이용해서 지구 자기장의 흐름을 측정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지상 460킬로미터에 위치한 두개의 인공위성과 530킬로미터 상공의 하나의 위성을 이용해서 지구 내부에서 발산되는 자기장 신호를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구 전체의 자기장 모델을 만들어 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이 연구팀에서 유명 과학 논문지인 네이처(Nature in Geoscience)에 개재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구 내부 깊숙한 곳에 약 시속 40킬로미터의 속도로 움직이는 빠른 유속의 흐름(jet stream)이 존재하며, 현재 약 420 킬로미터의 폭의 이 흐름은 북반구의 알래스카와 시베리아부분의 아래쪽을 흐르고 있다고 합니다. 시속 40 킬로미터라면 그렇게 빠르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는 바람이나 자동차와 같은 흐름이 아니라 높은 온도로 용융되어 있는 중금속을 포함한 액체금속의 흐름을 이야기하는 것이며, 이 속도는 외핵 다른 부분의 평균 유속의 약 세배, 그리고 지표면의 지각 운동에 비교하면 수십만배나 빠른 속도이니 땅속의 제트기류라 부르는 것이 잘못된 표현은 아닐 것입니다. 


                  지구 내부는 아직까지도 많은 부분이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세계입니다. SWARM 프로젝트 책임자인 크리스 핀레이(Chris Finlay)박사의 말을 빌리자면, 우리는 심지어 지구 내부보다 태양의 내부에 대해서 더 잘 알고 있는데, 이는 지구의 내부가 약 3000킬로미터의 암석으로 가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지구 반지름의 약 반에 해당하는 부분이 땅, 즉 단단한 암석구조이기 때문에, 그 내부를 관측하기가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동안 과학자들이 알아낸 몇가지 관측결과에 따르면 지구의 땅속 깊은 곳에는 강한 압력과 높은 온도때문에 철 등의 금속마저도 고온의 액체상태로 존재하는 영역이 있는데, 이를 외핵(outer core)라고 하며, 이 부분의 액체금속의 흐름은 지구의 자기장과 밀접한 관계를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지구는 하나의 커다란 자석과 같아 주변에 자기장이 형성되어 있으며, 그 덕분에 나침반으로 남북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지구 자기장이 바로 외핵 내부의 액체금속의 흐름때문에 만들어지는 것이며, 절대적으로 고정된 것이 아니라 그 흐름에 따라서 주기적으로 자기장의 세기와 방향이 바뀌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 우리가 방위상 북쪽이라고 말하는 곳은 자기적으로는 남극(S pole)에 해당하고, 남쪽 방향이 자기적 북극(N pole)에 해당합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러한 자기적 남북극의 위치가 고정된 것이 아니라 평균 몇십만년정도의 주기로 변화하여 남북의 방향이 뒤집히곤 해왔다는 것입니다. 또한 최근 몇년간 지구의 자기장은 눈에 띄게 그 세기가 약화하는 추세에 있고, 자기적 북극의 위치가 일정방향성을 띄고 이동하고 있는 것들이 관측되고 있는데, 이런 것들을 지구자기장 역전의 전조현상으로 보아야하는 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팀의 외핵 내의 제트기류존재에 대한 관측은 이러한 논란에 보다 확실한 답을 해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에 관련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지구 자기장의 변화 현상과 그 원인이 과학계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자기장의 역전현상이 지구 종말설의 원인으로 자주 언급되기 때문입니다. 실제 지구 자기장은 지구 생명체에 많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지구자기장이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해로운 우주방사선(cosmic ray)를 차단해 주는 방어막을 형성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혹자들은 지구 자기장이 역전되는 중간 어느 시점에서 방어막이 일시적으로 사라지는 효과가 일어나고 그로 인해 생명체들이 우주방사선에 노출되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주장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자기장에 따라서 방향을 잡을 수 있는 비둘기, 박쥐, 고래 등의 방향감각에 이상이 생겨 많은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고 설명합니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역시 존재합니다. 현생대이후 지구에는 적어도 수백번이상의 자기장역전현상이 있었다는 증거가 남아있고, 또한 인류가 지구에 출연한 이후에도 수십번의 역전현상이 있었다는 것을 유추해 볼 때, 역전현상이 생물의 멸종 등과 직접적 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주장입니다. 


                  인류의 역사가 글로 기록된 이후에는 아직 한번도 자기장의 역전현상을 경험해 보지 못했기 때문에 그에 대한 기록을 찾아볼 수 없고, 또 앞서 말씀드렸듯이 지구 내부의 변화에 대한 정보들이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명확한 원리을 설명하거나 결과를 예측하기는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들의 삶은 마치 매우 오랜 기간 아름다운 집에서 살아오고는 있지만, 지하실 문을 어떻게 열어야 하는지 몰라 아직도 지하실 내부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조그맣게 난 구멍을 통해 대충 어떤 것들이 있는지 정도는 추측하고 있지만, 하루 빨리 문을 활짝 열고 구경하고 싶은 마음으로 많은 과학자들이 자물쇠를 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쩌면 그 지하실 한 구석에 우리 가족의 역사가 어떻게 시작된 것인지를 알려줄 앨범 하나가 놓여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안고서 말입니다.


                  Comments

                     
                    Picture of IT coordinator WISSEN
                    by IT coordinator WISSEN - Tuesday, 11 February 2020, 4:31 PM
                    Anyone in the world

                    아직도 은행 체크를 적을 때면 2019년이라고 적지 않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우게 되는데, 벌써 시간은 2020년 2월을 넘어버렸습니다. 쏜살 같이 날아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매일 매일 약속한 시간을 체크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시간’이라는 개념은 가장 친숙한 일상의 한가지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시간’이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선뜻 답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뭐 그런 당연한 걸 물어?’라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정확한 답을 말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솔직히 누군가 정확히 시간이 무엇이라고 말한다면, 일단은 의심부터 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철학적으로도, 과학적으로도 ‘시간’이라는 개념은 가장 흔히 사용되고 있는 개념이면서 동시에 아직도 그 근본적인 정의에 대해 명확한 답을 찾지 못한 모호한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쏜살같이’라는 표현에서와 같이 많은 경우 우리들은 시간을 하나의 흐름으로 이해합니다. 강이 흐른다면, 그 물줄기의 수원지가 있듯이, 시간이 흐름이라면 그 시작점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현재의 과학은 시간 역시 우주(Universe)가 시작된 빅뱅(Big Bang)의 순간에 함께 시작되었다고 설명합니다. 물론, 시간이라는 것은 그 이전부터 존재하였고 어느 한 ‘시점’에 빅뱅이 일어나 우주가 팽창되기 시작되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는 우주가 존재하기 전부터 시간이 존재하여야 하기 때문에 시간은 우주로부터 독립적인 개념이 되어버리기에 과학적으로 설명이 불가능해집니다. 


                    19세기 이전 뉴튼 물리학의 지배적이던 시절에는 공간과 더불어 시간은 우주에 고정되어 있는 좌표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이를 물리학에서는 장(Field)라고 부르는데, 시간의 장과 공간의 장이 펼쳐진 우주에 여러가지 현상들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본 것입니다. 이는 외부 현상에 의해 변화하지 않는 절대적인 값으로, 완벽한 신에 의해 창조된 우주라는 종교적인 개념과 상보적인 개념이었습니다. 이러한 절대공간, 절대시간의 개념은 19세기초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의해 철저히 붕괴되었습니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공간과 시간은 관찰자의 움직임과 그 질량에 의해 변화되는 것으로서 개개인은 서로 다른 시공간을 갖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빛의 속도에 가깝게 여행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한자리에 가만히 머물러 있었던 사람에 비해 그 시간이 천천히 흘러 더 젊을 수 있으며, 지구로부터 높은 곳으로 올라가 중력의 영향이 약해진다면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시간 지연 효과가 약해서 시간이 더 빠르게 흐를 수 있는 요인이 됩니다. 이러한 현상들은 단지 이론적인 설명이나 궤변이 아니라, 실제 우리들의 생활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서, 높은 고도에 위치한 인공위성들의 시간을 정확히 맞추기 위해서는 이러한 상대성이론적 보정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시간의 또 다른 성질 중의 하나는시간이 한 방향으로만 흐르며, 이를 역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물리법칙은 열역학 제 2법칙, 즉 엔트로피의 법칙입니다.  엔트로피(entropy)란 시스템이 얼마나 복잡하고 무질서한가를 말하는 물리량인데, 이 우주는 엔트로피값이 증가하는, 즉 더욱 더 무질서해지는 방향으로만 흐른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엔트로피가 다시 줄어들 수 있는 방향, 즉 과거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우주가 최초의 한 점에서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변화없이 팽창하는 방향으로만 나아갈 것이라는 것과 시간은 한방향으로만 흐른다는 것이 같은 내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시간은 양자역학적으로 불연속적, 즉 양자화(quantized)되어 있습니다. 너무나 작은 간격이기에 그 간격을 느낄 수 없어 우리는 시간이 연속적인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론적으로 가장 작은 시간 간격은 플랑크 시간이라고 불리며, 그 값은 10-43초에 해당합니다. 


                    맹인이 코끼리를 손으로 만지며 그것이 어떤 것인지를 가늠하듯, 우리는 현대 과학으로 시간에 대해 조금 가늠해 볼 수 있을 뿐인데, 현재까지 과학자들에 의해 밝혀진 ‘시간’이라는 물리량의 특징은 우주가 시작된 빅뱅에서부터 시작되어 온 우주의 팽창과 함께 한방향성을 갖고 진행되고 있는 매우 작은 단위의 불연속적 흐름을 말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시간을 측정하여 우리는 일련의 사건들 간의 시간 간격을 결정합니다. 이러한 시간 간격을 측정하여 실질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개념 자체의 정의보다 중요한 것은 표준값의 정의입니다. 표준값이란 측정의 기준단위를 말하는 것으로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1초에 대한 정확한 정의는 1967년에 만들어졌습니다. 당시 가장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었던 세슘원자를 이용해서, 세슘원자에서 방출되는 빛의 진동수가 9,192,631,770번 진동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1초라고 정의했습니다. 시간에 대한 정의를 이렇게 괴상하게 했을까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수 있지만, 모든 값들의 표준치는 주위 환경에 의해 변화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 값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그러한 방법을 사용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1미터를 정의하는 막대 자가 있는데, 그 자가 온도에 따라서 엿가락처럼 늘어나기도 하고, 줄어들기도 한다면 표준치로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쉽게 이해하실 있으실 것입니다. 동일한 이유로 여러가지 외부 요인에 영향을 받지 않으며, 1초에 가장 정확한 값을 측정하는 데에 사용될 수 있는 값으로 인정받아 세슘원자 방출에너지의 진동수가 당시에 1초에 대한 정의로 이용된 것입니다. 현재는 이보다 더 정확하게 1초를 정의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기는 하지만, 현재까지도 이 정의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모두가 다들 아무 문제없이 사용하고 있는, 뭐라 정확히 표현하지 못할 뿐, 누구나 그게 무엇인지는 통념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시간’이라는 개념의 궁극적 정의를 찾는 것이 뭐 그리 중요한지 모르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누구나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조차 의심하고 증명하려고 하는 것이 우주의 근본 법칙을 찾아 낼 수 있는 접근의 첫걸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Comments